18일째 이어진 갑을오토텍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회사가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현대차 등 완성차 고객사들이 받을 타격은 제한적이다. 갑을오토텍이 취급하는 제품은 에어컨 등 차량 공조장치인데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경쟁사가 다수 있다.
25일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소식이 전해진 후 “현재 공조시스템은 한온시스템, 두원공조 등에서도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당장 갑을오토텍의 공급이 중단되도 차량 생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은 강성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부품수급 협력사를 다원화하는 정책을 펴오고 있다.
고객사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갑을오토텍이 감내해야 할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재고물량으로 겨우 고객사에 대응하고 있지만 거의 재고가 바닥난 상태”라고 전했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지난해 임금교섭 이후 심각한 노사갈등을 빚어왔다. 회사가 적자 상황임에도 노조측에서 과도한 임금인상 및 복지를 요구한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와 임직원 등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며 “이번 직장폐쇄가 회사화 직원 모두에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매년 반복돼 온 불합리한 파업 관행을 바로잡음으로써 회사가 영속발전하고 성숙한 노사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측의 직장폐쇄에 대해 노조 측은 “회사가 노조의 쟁의 행위를 무력화하려고 대체 생산체제를 구축한 뒤 불법 대체인력을 투입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초 갑을오토텍 사측을 노조법
노조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사측의 직장폐쇄 목적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아니다”며 “교섭을 통해 이야기하면 마무리 될 문제를 더 큰 불행을 만들어 구성원 모두를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순우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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