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국내 최대 고부가 합성수지 공장 증설…글로벌 `톱3`로 도약

LG화학, 국내 최대 고부가 합성수지 공장 증설…글로벌 ‘톱3’로 도약

↑ LG화학이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는 엘라스토머는 자동차 범퍼, 신발 충격흡수층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LG화학이 4000억원을 투자해 엘라스토머(Elastomer) 생산설비 증설에 나선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다.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케이블 피복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LG화학은 충남 대산공장에 2018년까지 연산 20만t 규모 엘라스토머 시설을 새로 건설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공장은 축구장 8개보다 넓은 5만9400㎡(약 1만8000평) 규모로 지어진다. 공장을 완공하면 LG화학은 엘라스토머를 연간 29만t 생산한다. 생산량 규모로는 국내 최대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다우케미칼, 엑손모빌에 이어 3위에 오르게 된다.
LG화학은 시장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사업구조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술격차가 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해 후발주자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것이다. 또 수요와 공급 부족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석유화학산업의 전통적 사이클이 붕괴되고 있다는 판단도 이번 투자 결정에 힘을 보탰다.
엘라스토머 시장은 향후 수요는 늘어나지만 공급 증가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화학 전문 시장조사업체 CMR(Chemical Market Resources)에 따르면 엘라스토머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약 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조4000억원이었다.
엘라스토머를 생산하는 업체는 LG화학, 다우케미칼, 엑슨모빌, 미쯔이화학 등 4개 뿐이다. 폴리올레핀(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를 엘라스토머로 바꾸는 메탈로센계 촉매를 만드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폴리올레핀은 일반적 석유화학기업 기술수준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LG화학은 메탈로센계 촉매를 만드는 기술과 관련 4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우케미컬은 LG화학의 메탈로센계 촉매 제조 기술에 자사 기술이 포함됐다며 특허소송을 제기했지만, 이 소송은 2012년 LG화학의 승소로 끝났다.
LG화학은 이번 증설과 함께 아시아·유럽·북미 등으로 물류 거점을 확대하고 기능성 필름 및 핫멜트(접착성 수지) 등 각 대륙별 수요에 특화된 엘라스토머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은 “이번 엘라스토머 대규모 증설 투자는 향후 LG화학이 세계적 소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선제적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해 고부가 사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유망 소재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