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년치 물량을 주문받았습니다. 생산설비를 늘리기도 어려워서 매일 특근에 야근에 주말 조업이네요.”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A업체 대표의 이야기다. OLED 증설과 관련해 삼성이 장비업체들에게 철저히 입단속을 시킨 상황이라 A업체 대표는 ‘무조건’ 익명을 요구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OLED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신규 투자에 나서면서 협력업체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OLED 핵심 장비인 증착장비를 생산하는 일본의 캐논토키도 삼성으로부터 2년치 물량을 선주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이 회사는 최근 생산시설을 두 배 가량 늘리는 공사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올레드넷에 따르면 올해 65억 달러 규모인 OLED 제조용 장비시장 규모는 2019년에는 105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3~4년간 OLED 양산라인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장비시장 또한 급속하게 성장한다는 얘기다.
OLED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인 SFA(에스에프에이)는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와 지난해 매출액의 25%에 달하는 1038억원 규모의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AP시스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공시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AP시스템의 경우 지난달 중국의 티안마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으로부터 OLED 제조장비 469억원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 쪽 납품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장비 업체의 중국 시장 확대는 반도체 쪽도 비슷하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제조하는 한미반도체는 최근 대만의 파워텍으로부터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파워텍은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이 지난해 10월 지분 25%를 인수한 곳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XML과 칭화유니가 올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설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장비의 경우 수주에서부터 공급까지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일간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