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식용곤충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CJ제일제당이 당장 제품을 내 놓는 대신 ‘곤충대량생산기술’ 등을 비롯한 원료 생산기술에 역량을 집중한다. 대상·농심 등의 경쟁사들이 ‘곤충스프’등을 비롯한 제품화를 서두르는 것과는 정 반대되는 행보다.
27일 CJ제일제당과 업계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식용곤충 생산과 관련된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고소애(밀웜) 등 식품에 활용될 수 있는 식용 곤충의 대량 생산 기술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실제 제품 생산·판매는 이르면 2019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당장은 제품 생산보다는 원료 기술 확보가 더 시장성이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병석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장은 “미래 대안식량인 식용곤충 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영세농가들을 통한 원료 수급으로는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대량 생산 기술 확보 등을 기본적인 단계부터 연구·투자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식용곤충을 기르는 농가는 2011년 265가구에서 2015년 기준 724가구로 3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영세농가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식용곤충 원료’ 산업 역시 식용곤충식 못지 않게 전망이 밝은 사업이라는 전략적인 판단도 자리잡고 있다. 문 소장은 “현재 식용곤충식에 활용되는 곤충들의 대부분이 별도의 기술 없이 동남아의 농장에서 대량 생산되고 있는 수준”이라며 “품질관리가 가능한 설비를 통해 철저한 관리를 토대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지면 원료 시장 선점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용곤충 생산설비를 갖췄거나 연구중인 곳은 프랑스 기업 ‘마이크로 뉴트리스’와 네덜란드의 와게닝 대학 정도이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연구원들은 이들의 연구 시설과 생산 설비를 둘러보고 한국에 맞는 생산 기술을 개발해 낼 예정이다.
원료생산에 대한 연구가 완료되면 건강 보조식품이나 환자식, 운동식과 강아지 스낵 등 전략 제품에 우선적으로 식용곤충 원료를 도입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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