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매운맛 치킨은 반마리만 먹어도 나트륨이나 포화지방 등이 하루 영양성분 기준에 다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라이드치킨을 포함한 각 치킨 제품의 나트륨이나 당류 함량도 브랜드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 11곳의 22개 제품(프라이드치킨·매운맛 양념치킨 등)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프라이드치킨의 나트륨이나 포화지방, 열량 등(한마리기준)은 대부분 하루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운맛 양념치킨은 프라이드나 구운 치킨에 양념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조리해 나트륨이나 당류가 더욱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각 치킨 제품에서 뼈를 제외하고 먹을 수 있는 부위(가식부) 100g당 나트륨 함량은 매운맛 양념치킨이 평균 453㎎으로 프라이드치킨(344㎎)보다 100㎎ 이상 많았다. 이를 한마리 단위로 계산할 경우 프라이드치킨은 마리당 2290㎎, 매운맛 양념치킨은 3989㎎으로 모두 하루 나트륨 섭취 기준치인 2000㎎을 훌쩍 초과했다.
특히 매운맛 양념치킨은 반마리만 먹어도 나트륨이나 포화지방 등이 하루 영양성분을 충족했다. 매운맛 양념치킨 한마리를 다 먹을 경우 하루 나트륨 기준치의 2배를 섭취하게 되며, 두 마리를 먹게 되는 호식이두마리 양념치킨의 경우 최대 3.3배까지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라이드치킨 중에서는 BBQ 황금올리브치킨의 나트륨 함량이 471㎎으로 가장 높았고 페리카나 후라이드치킨이 257㎎으로 가장 낮았다. 매운맛 양념치킨에서는 맘스터치의 매운양념치킨의 나트륨 함량이 552㎎으로 가장 높았고 교촌치킨의 교촌레드오리지날이 318㎎으로 제일 낮았다.
나트륨 저감화 노력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지난 2012년 실시한 6개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이번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교촌치킨, 굽네치킨, 네네치킨, 또래오래, BBQ 등 5개 브랜드의 프라이드치킨 나트륨 함량은 4년 후에도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직 페리카나 후라이드치킨만 4년 전 362㎎에서 현재 257㎎으로 나트륨 함량이 29%가량 줄었다.
당류는 가식부 100g당 매운맛 양념치킨이 평균 7.3g으로 프라이드치킨의 평균 0.4g보다 무려 1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후라이드치킨은 0.1g으로 전 제품에서 가식부 100g당 함유된 당류가 가장 낮았지만 이 브랜드의 매운양념소스치킨은 12.6g으로 최고치였다.
구운 치킨보다 기름에 튀긴 프라이드치킨이 높은 지방 함량으로 인해 열량이 높았다. 100g당 프라이드치킨은 평균 336㎉, 매운맛 양념치킨은 평균 308㎉인 반면 굽네치킨 굽네볼케이노는 219㎉으로 가장 낮은 열량을 기록했다.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은 매운맛 양념치킨(3.4g)보다 프라이드치킨(4.3g)이 더 많았다. 프라이드치킨 중에서는 네네치킨의 후라이드마일드가 6.5g으로 가장 높았고 BHC의 해바라기후라이드치킨이 3.1g으로 제일 낮았다. 다만 트랜스지방은 모든 제품에서 가식부 100g당 평균 0.03g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운맛 치킨 가운데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함량은 제품별로 최대 3.6배까지 차이 났다. 캡사이신 함량이 가장 높은 치킨은 또래오래의 리얼핫양념치킨으로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치킨을 간식이나 야식으로 먹는다는 응답이 58.4%, 한 번에 반마리 이상 먹는다는 응답이 68.9%를 차지해 전반적으로 치킨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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