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위원회 불허 결정에 반색했다. 5일 KT 관계자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내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합병 불허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유플러스도 공정위 결정을 적극 환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초지일관 불허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두 회사가 합병하는 데 어떤 인가 조건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두 회사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하면 국내 방송통신 시장 독점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KT는 지난 4월 ‘통신사 간 인수·합병이 소비자 통신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합병 저지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CJ헬로비전 주식을 취득한 KT 직원이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주총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임헌문 KT 매스총괄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자기기인’(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이라는 고사성어를 들며 SK텔레콤의 인수 합병을 비판했다. 임 총괄은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남의 밥그릇을 깨는 SK텔레콤에게 더이상 우롱당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적극적으로 합병 반대를 고수해왔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 이용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며 “합병 후 3년 안에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등 전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학계에 연구를 의뢰한 보고서를 통해선 ‘합병이 되면 3년 안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이 급등할 것이란 수치를 들고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와 서비스질 하락, 가격 인상 등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것이 공정위 결정에 반영된 거 같아 다행”이라면서 “전원회의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