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1상 시험을 허가받은 신약 후보물질 중 10%만이 품목 승인까지 성공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바이오협회가 임상시험 모니터링 서비스인 바이오메드트랙커(Biomedtracker)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 1상부터 최종 품목 승인까지의 성공할 확률은 9.6%였다. 신약 개발 성공률이 극히 낮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FDA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자료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1103개 제약사가 FDA에서 허가받은 7455개의 임상프로그램을 1상, 2상, 3상 및 승인신청 총 4가지 단계로 나누어 분석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 약물 개발 성공률에 대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임상의 단계 전환 기록만 총 9985개에 달한다. 미국바이오협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지난달 ‘의약품 임상시험 성공률 분석 보고서’(Clinical Development Success Rates 2006-2015)에 발표했다.
흔히 신약 개발은 10년의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고난의 여정’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성공확률이 지극히 낮아 남극탐사나 에베레스트 등정에 비유되기도 한다. 기초연구와 동물실험을 거쳐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지루하고 피말리는 시간을 지나며 약효와 인체 무해성,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약후보 물질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첫 관문이 미국 FDA에서 임상 1상 시험을 허가받는 것이다. 분석 결과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임상 1상의 성공률은 63.2%였다. 신약 후보물질이 가장 넘기 어려운 관문은 임상2상에서 3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2상에 들어간 신약 후보물질 중 30.7%만이 임상 3상으로 넘어갔다. 이는 임상 1상부터 허가까지 넘어가는 4단계 중 가장 낮은 성공률이다.
전문가들은 임상 2상이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임상 2상 종료 후에는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판단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임상 3상 연구를 계속 진행할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오랜 시간과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단계인 임상 3상의 성공률은 58.1% 정도다. 앞선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만큼 2상보다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임상 3상까지 모두 마치고 신물질 신약이나 바이오신약의 승인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FDA의 허가를 받을 확률은 85.3%로 모든 단계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임상 3상까지 무사히 마치고도 품목허가를 받지 못한 15%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임상 단계별 요소를 곱해 계산한 임상 1상부터 FDA 승인까지 종합적인 성공 확률은 9.6%로 집계됐다.
신물질 신약과 신물질이 아닌 신약(제형을 바꾼 개량 신약이나 기존 약물을 조합한 의약품), 바이오의약품 3가지로 분류했을 때는 바이오 의약품이 성공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신물질 신약의 임상 1상부터 승인까지 성공률은 6.2%였지만, 바이오의약품은 곱절 수준인 11.6%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바이오협회는 임상 성공률을 고려할 때 바이오의약품이 성장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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