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소용량 와인 |
1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만원 이하 와인은 전년 동기간 대비 51.6% 신장했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인 24.6%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올해 3만원 이상 와인 신장률은 27.7%에 그쳤다. 구성비 역시 ▲1만원 이하 와인 37.0% ▲1만원대 와인이 35.6% ▲2만원대 와인 12.3% ▲3만원 이상 와인 15.1%로 2만원 미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해마다 저가 와인 비중이 꾸준하게 높아지는 추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격이 낮아진만큼 와인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아진 셈”이라며 “최종 소비자 가격은 와인이 비싸지만 타 주류 가격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끼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전체 와인 매출에서 1만원 이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6.8%에서 올해 51.3%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와인 1~5위도 전부 1만원 미만 제품이었다.
롯데주류의 저가 와인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약 7.5% 증가해 전체 25% 를 차지했다. 할인점 기준 5000원에 판매하는 스페인 로케타 사의 올리베라스는 수입맥주보다 저렴하고, 대형마트 기준 6900원인 L와인은 30초에 한 병씩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중간 유통상과 마진을 줄이면서 소줏값보다 싼 와인이 나오는 것도 저가 와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와인 유통 브랜드인 데일리 와인은 직거래와 대량발주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2만원 미만의 와인 700여종을 판매한다. 도심 외곽 중심으로 입점해 임대료를 낮추고 창고 형태의 와인도매점을 운영하면서 인테리어 비용도 줄였다. 과거 소비자 유인책으로 저가 와인을 판매하던 것과 달리 5000원대 저가 와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1만원 미만 와인 판매량도 80%에 달하고, 4900원짜리 와인이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한다.
휴대성을 높이면서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롯데주류는 국내 최장수 와인으로 꼽히는 ‘마주앙’의 파우치 제품을 3000원에 판매한다. 일반적인 와인 용량은 750ml이지만, 와인 두 잔 정도의 분량인 250ml만을 팩에 담아 주머니에도 쉽게 들어간다.
컵 와인도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스택와인레드블랜드 750ml’는 컵 형태의 캘리포니아산 와인으로 항아리 모양의 컵와인(187ml) 4개로 구성돼 와인 잔이 필요 없다. 컵 모양의 용기에 담긴 1인용 스택와인과 와인 양을 반으로 줄인 하프 와인(375ml)도 1~2인 가구가 늘면서 올해 들어 30% 가까이 성장했다. 엘로우테일 시리즈를 187ml 소용량으로 만든 레드와인 2종(엘로우테일 메를로, 쉬라즈)과 화이트와
데일리와인 관계자는 “국민 1인당 와인 소비량은 약 2병으로 와인 소비층이 5년 동안 35% 증가했다”며 “수입 맥주나 가게에서 파는 소주와 값이 비슷한 저가 와인이 늘어나면서 합리적 가격대의 와인을 중심으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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