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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몰은 천장위에 유리 창을 만들어 자연 채광이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또한 건물 기둥을 없애 건물 어디에서도 매장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쇼핑 시야를 확보했다. |
눈부신 햇살에 기자는 그만 탄성을 내 질렀다. 지상으로부터 25m 위에 낸 창문에서 내리쬐는 햇빛은 그야말로 출장의 피로감을 싹 가시게 할 정도로 밝고 따스했다. 미국 템파 지역에 위치한 인터내셔널플라자는 전세계 쇼핑몰 중 가장 높은 곳에 창을 만들어 개방성을 높이고 공간감을 최대한 살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외부 창을 만들지 않는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방문한 인터내셔널플라자(International Plaza)는 지역 랜드마크로 통하는 만큼 평일임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쇼핑과 식사,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놓은 공간과 특색있는 브랜드 유치가 인기 비결이었다.
쇼핑몰 입구인 베이스트릿(Bay-Street) 구역부터 고소한 빵 냄새와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미국에서 인기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리오’와 ‘독비스’ 햄버거집, ‘찰리 필리 스테이크’ 레스토랑은 물론 디저트 가게 ‘치즈팩토리’, 맥주집과 카페 등 16개의 레스토랑이 밀접한 베이스트릿 구역은 터브먼이 내세운 푸드 마케팅의 집합체다.
인터내셔널플라자는 푸드코트를 건물 안이 아닌 밖으로 내보냈다. 휴식을 목적으로 방문한 ‘몰링족’(Malling 族)을 염두에 바깥 햇살과 풍경을 즐기도록 배려하기 위함이다.
쇼핑몰은 여가를 위한 만남의 장소로도 제격이었다. 5만7135㎡규모의 쇼핑몰이지만 1층과 2층 입구로 들어와도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자연스럽게 1층 중심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층간 이동이 가능한 셈이다. 이동 경로에 방해가 되고 시야를 가리는 건물 기둥도 없앴다. 덕분에 코치, 마이클코어스, 헨리벤델 등 고가 브랜드들부터 H&M, 포에버21, 빅토리아시크릿 등 지하1층~지상2층까지 200여개 패션·잡화 브랜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등 템파지역에서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가 전체 24%를 차지해 이용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쇼핑뿐 아니라 먹거리, 엔터테인먼트, 휴식, 가족 나들이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인터내셔널플라자를 방문하는 사람만 연평균 1800만명에 달한다. 미국 LA디즈니랜드가 지난해 기준 1600만명 방문객을 기록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터브먼에 따르면 연 방문객 중 35%가 플로리다 주가 아닌 타 지역 주민이거나 외국인이다. 이들의 구매 비율은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만큼 중요 방문객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구매비율이 높은 데에는 지역 랜드마크로 관광객 유치는 물론 쇼핑몰로서 브랜드 입점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수 많은 매장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자동차 매장이었다. 최근 인기가 있는 테슬라 전기차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고 바로 구매까지 가능해서다.
이곳은 미국 뉴저지 쇼트힐, 덴버 체리, 사라소타 UTC에 이어 전미 4곳에서 존재하는 테슬라 대리점이다. 전기차에 관심이 높은 방문자로 매장은 북새통이었다. 국내와는 달리 이 곳 매장에서는 테슬라 자동차를 구경하거나 시연, 심지어 구매까지 가능하다. 쇼핑몰을 꺼리는 남성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공간인 듯 보였다.
테슬라 매장 직원은 “플로리다 주에서 판매왕으로 꼽히는 딜러를 영입해 판매처로 역량을 집중했다”며 “입점한 지 4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주문이 들어오고 일부는 판매됐다”고 귀띔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구상했다는 스타필드 하남 또한 인터내셔널플라자 모습을 벤치마킹해 국내 처음으로 복합체류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연 채광 효과를 노리고 세계 최대 높이인 35m 천장에 유리창을 만들었다. 건물 기둥을 없애 쇼핑 시야를 확보하는 등 인터내셔널플라자를 비롯한 터브먼 쇼핑몰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푸드 공간’과 쇼핑몰 간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3층을 ‘잇토피아’ 구역으로 설정해 전세계 유명 맛집을 한 데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단순히 물건을 팔고 마트 중심으로 돌아가는 쇼핑몰이 아닌 여가·레저·엔터테인먼트·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 복합체류공간으로 스타필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쇼핑과 휴식, 다양한 놀이 요소와 고객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터내셔널플라자의 모습이 정 부회장이 강조한 차
로버트 터브먼 그룹 회장은 “야구장, 테마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백화점 마트 등 쇼핑몰이 복합적으로 어울려 있는 곳이 스타필드 하남”이라며 “터브먼으로서도 이번 일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템파(미국) =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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