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를 탈퇴하기로 결정한 지난 24일 이후 25~26일 이틀 동안 경제 부처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27일 주요국 시장이 열린 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할 조짐을 보이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 전반을 점검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던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들은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화할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5일에도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브렉시트 관련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개최하고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금융당국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26일 오후 3시 금융당국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를 열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영국·EU간 교역관계에 따른 연쇄적인 부정적 파급영향 부각 등으로 시장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이미 마련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적기에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도 오는 28일 금융투자협회 차원의 긴급 사장단 비상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정확한 투자자 정보 전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 결정의 단기적 파급효과보다 중장기적 영향에 주목했다. 임 위원장이 이날 회의 명칭을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가 아니라 ‘영국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당장 유럽연합에서 탈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탈퇴조건 협의, 회원국 동의 등의 절차를 거치는 만큼, 길게는 최소 2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브렉시트가 시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금융질서에서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점진적이고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기업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주요 조선·해운사들이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회사·부동산 매각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자구계획 이행에 제공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금융당국은 브렉시트 결정이 기업들의 자구노력이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위원장은 “국제적으로 글로벌 경제·금융질서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
[정석우 기자 /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