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허규찬 교수는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과 ‘장결핵’의 감별진단법에 대한 연구논문을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 소화기학회 저널(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크론병과 장결핵은 증상이 서로 유사해 그 동안 의료진들이 정확하게 진단하기 쉽지 않아 오진의 위험성도 있었다. 크론병은 식도, 위, 소장, 대장과 항문에 이르기까지 위 장관 전체에 염증을 유발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으로, 지난해 1만8000여명이 진단될 만큼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 체중감량 등이며 이것이 장결핵 증상과 매우 유사하고, 특히 장결핵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결핵균의 발견이 쉽지 않아 더욱 진단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크론병 162명과 장결핵 99명 등 총 261명의 염증성 장질환자의 검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각 질환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7개 지표를 찾아냈으며, 이 지표를 비교분석해 진단할 경우 95%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 지표에 따르면 장결핵 환자는 크론병 환자에 비해 비교적 고령에 여성의 비율이 높았고, 대장내시경 상 고리모양의 궤양이 있으며, 방사선 검사에서 폐결핵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크론병 환자는 비교적 연령이 낮은 남성의 비율이 높았으며, 설사가 많고 대장내시경에서는 띠 모양의 궤양과 구불결장의 침범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허 교수는 “이 질환들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오진을 할 경우 각각 쓰이는 약제가 달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인데 만약 장결핵을 크론병으로 잘못 진단해 면역억제제 치료를 할 경우 결핵균이 온몸에 퍼져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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