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수제화 잘나가네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고급 수제화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획일화된 디자인에 피로를 느낀 남성 소비자들이 가격은 고가지만 개성 있는 고급 수제화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22일 금강제화에 따르면 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HERITAGE)’의 판매량은 2013년 4만8000 켤레, 2014년 5만5000 켤레, 2015년 6만2000 켤레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했다. 국내 제화시장 내 남성 고급 수제화 비중도 2005년 600억원(3%)에서 지난해 720억원(6%)으로 커졌다.
최근 외모를 꾸미는 것을 중시하는 남성 그루밍족을 중심으로 액세서리 시장이 세분화 되면서 차별화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고급 수제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판매량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SPA(제조, 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획일화된 트렌드와 디자인에 피로를 느낀 남성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투자 비용에 비해 타인의 주목도가 높은 고급 수제화를 구입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고급 수제화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업체들은 고급 수제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있다.
금강제화는 ‘남자가 꼭 갖춰야 할 7가지 클래식’이라는 컨셉으로 2009년부터 판매해 온 헤리티지 세븐의 7주년을 기념해 상위 라인 ‘헤리티지 세븐·S(HERITAGE SEVEN·S)’를 선보이며 남성 소비자들의 공략에 나선다. ‘헤리티지 세븐 · S’는 기존 모델보다 입체적이고 날렵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슬림한 구두 스타일을 선호하는 최근 남성 트렌드에 맞춰 외부에서 봤을 때는 발이 슬림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도록 하되 서양인에 비해 발 볼이 넓은 한국 남성들의 발 모양에 맞춰 안쪽으로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웰트라는 가죽 스트랩과 실을 이용해 갑피와 밑창을 꿰매 견고하고, 바닥창에 코르크를 채워 넣어 신을수록 발바닥 모양에 맞게 자리잡아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최고급 수제화 제법인 굿이어 웰트 (Goodyear Welt)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밑창에는 국내 최초로 독일 ‘요한 렌덴바흐(Joh. Rendenbach)’사의 ‘JR홍창’을 적용했다. 오크나무에서 추출한 식물성 염료를 덧칠하며 1년 가량 태닝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 JR 홍창은 다른 가죽 밑창보다 견고해 잘 닳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헤리티지 세븐데이 행사기간에 맞춰 출시되는 ‘헤리티지 세븐 · S’는 스트레이트 팁부터 윙팁, 플레인 토, 페니 로퍼, Y팁 등 7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49만9000원이다.
형지에스콰이아도 젊은 남성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수제화 ‘알쿠노(Alcuno)’를 재정비하고 프리미엄 라인을 30만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선보였다.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에서 유래한 고급화 제작 기법으로 구두 안쪽의 천연 가죽 주머니가 착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변해 편안한 착화감을 주는 ‘볼로냐 공법’을 적용했다. 반중창을 사용해 꺾임이 부드럽고 일반 구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연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박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