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대 가덕, 가덕 대 밀양으로 초미의 관심을 끌던 영남권 신공항 입지, 어제(21일)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죠.
그동안 언급되던 것과는 아주 다른 결과인데, 이 문제 취재한 신동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십니까.
【 질문 1 】
먼저 궁금한 게, 혹시 기자 중에는 이번 결과를 예상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발표 당시 분위기는 어땠는지요?
【 기자 】
거의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
아침부터 국토교통부 기자실에 있었는데 기자들 사이에서는 김해공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요.
사전에 밀양으로 기울어졌다는 얘기는 있었습니다.
부산의 서병수 시장은 사퇴 의사까지 밝히면서 배수의 진을 치는데, 밀양 쪽은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정황도 그렇고, 지역 주재기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밀양으로 결정 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거든요.
정말 오후 3시 발표 직전까지 설마 김해공항 확장 안이 발표될 것이라고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경남지역의 한 신문은 오전 11시 반쯤에 '동남권 신공항 입지 밀양시 확정'이라는 기사를 써서 대형 오보를 내기도 했습니다.
보통 정부에서 이런 정책 발표를 할 때 미리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리고 어느 시점까지는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엠바고' 요청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 질문 2 】
기자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것인데, 애초에 영남권 신공항 문제의 출발이 김해공항이었다고요?
【 기자 】
예, 이 문제는 10년 전인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그전에도 언급은 있었습니다만,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검토를 지시한 게 2006년입니다.
그다음 해인 2007년에 국토연구원이 김해공항 활주로가 2025년에 포화 상태가 된다, 이런 결론을 내면서 영남권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이후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사업을 추진하다가 당시에도 후보지로 꼽힌 밀양과 가덕도 두 곳이 모두 기준에 미달한다는 결론이 나와서 2011년 4월에 사업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뒤에, 지난해 6월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국 전문기관에 맡기자고 해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 연구용역을 맡겼고 결과는 아시다시피 어제(21일) 발표가 됐습니다.
【 질문 3 】
말씀하신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곳은 어떤 회사인가요? 이런 중대한 결정을 맡길 만한 곳인지 궁금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결론을 낸 것입니까?
【 기자 】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공항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는 건축과 설계 전문 업체로 잘 알려졌습니다.
전문성 측면에서 봐도 세계 3위권 안에 드는 업체라서 이번 신공항 입지 선정을 맡길 자격이 된다는 점은 전문가들도 공감하는 사실이고요.
「아까 리포트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못했지만, 평가 항목이 모두 7개인데요, 자세히 살펴보자면 공항 운영성과 성장 가능성, 접근성, 환경성, 사업비용이나 실현 가능성까지 고려할 사항들은 모두 망라돼 있습니다.
항목별로 배점이 돼 있고요.」
「총점 1000점으로 평가를 했을 때 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를 추가하는 게 818점으로, 활주로가 몇 개든지 밀양이나 가덕도에 신공항 짓는 것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 리포트에서 언급됐고요.」
「각각 성장 가능성과 접근성에 배점을 높인 경우와, 사회환경 영향과 환경성에 비중을 둔 경우, 사업비와 실현 가능성에 비중을 둔 세 가지 경우도 비교했는데 모두 결과는 김해공항 확장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입니다.」
【 질문 4 】
그렇군요.
물론 과학적인 분석에 의한 객관적 평가라고 해도, 이게 혹시 영남권 분열 방지를 위한 정치적인 판단이라는 시각도 여전히 있는 것 같은데요?
【 기자 】
현재 정황상 그렇게 보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닐 수 있겠는데요.
일단 밀양이나 부산이나 대국민 사기극이다, 이런 과격한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둘 다 허탈한 반응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오히려 '묘수'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어쨌거나 한쪽에 짓기로 하면 다른 쪽은 등 돌릴 것이 불 보듯 뻔한데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절충안으로 최악은 면했다, 이런 해석입니다.
추가로 말씀드리면,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처음 나온 게 아니라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6차례 정부에서 관련 연구용역을 한 바 있습니다.
어제(21일) 브리핑 때 지금까지 안 되던 것이 왜 지금은 되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내놓은 안이 그동안 검토된 바 없는 새로운 것이다.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답을 들었습니다.
【 앵커멘트 】
알겠습니다.
지역에서는 불복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추이를 조금 지켜봐야 하겠군요.
신동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 기자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