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이사회, 미래부 징계에 행정소송 `의결`

롯데홈쇼핑 이사회가 6개월 황금시간대 방송정지 처분을 내린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서기로 의결했다. 다만 그 시기와 최종 결정을 두고는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유통업계와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16일 롯데홈쇼핑은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미래부의 행정처분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이는 이사회의 결정일 뿐 행정소송에 대한 최종 결정은 그룹을 비롯한 롯데홈쇼핑 내부에서 좀 더 검토할 예정이다. 유통업계는 롯데홈쇼핑이 법원에 우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뒤 행정소송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은 최종 통보를 받은 이후 90일 이내에 할 수 있다. 소송 시점은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치는 오는 25일께로 예상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행정소송이 의결된 것 맞지만 아직 최종결정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가능성은 염두해두고 있지만 대외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과 일부 계열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롯데 오너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일명 ‘정운호 게이트’가 그룹으로 확산되면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롯데그룹에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홈쇼핑 협력사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를 만나 논의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진정호 비대위원장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롯데홈쇼핑 비대위는 “지난 5월 27일 미래부의 롯데홈쇼핑 영업정지 처분 결정 이후 협력사의 무고한 피해 사실을 알리고 피해구제 대책 마련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미래부와 롯데홈쇼핑 어느 측에게서도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협력사 구제방안이 모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롯데그룹 검찰 수사 등 큰 사건으로 인해 사각지대에 있는 협력사가 소외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의 협력사는 560여개로 이번 행정처분에 따른 예상 피해규모는 4000억원에 달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5일 비대위와 만난 자리에서 이미 방송 준비에 들어간 상품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는 등 행정소송과는 별도로 협력사 피해보상에 일부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