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오픈한 서울 종로2가 맥도날드 직영 2호점이 지난 3월 28년만에 문을 닫았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약속 장소이자 햄버거의 추억을 안겨준 곳이지만 높은 임대료(월 3500만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폐점됐다.
맥도날드가 비운 자리는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 직영점이 채운다. 현재 인테리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다음달 22일 오픈할 예정이다. 할리스는 연면적 660㎡(200평) 규모 건물 4개층을 모두 커피 매장으로 꾸민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할리스는 건물 전층을 임대해 커피 매장으로 만드는 공격 경영으로 주변 커피 전문점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 동래역과 서울 연신내 직영점이 3개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태원 직영점은 3개층과 옥상까지 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상철 할리스커피 대표는 “임대료가 높은 상권에서는 1~2층 매장만으로는 수익을 맞추기 힘들다”며 “오래 체류하고 싶은 고객은 3~4층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주요 상권인 종로 매장이 맥도날드에서 할리스로 넘어간 것은 요즘 외식업계 트렌드의 단상이기도 하다. 웰빙 열풍이 불면서 패스트푸드점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에 커피 산업은 파죽지세로 팽창하고 있다. 과거에는 햄버거 가게가 젊은층의 만남 장소이자 패밀리 레스토랑 기능까지 했지만 요즘은 커피숍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1988년 문을 연 서울 압구정동 맥도날드 직영 1호점마저 비싼 임대료 등의 이유로 지난 2007년 폐점시켰다. 위기의식을 느낀 회사측은 지난 3월 급변하는 국내 시장 환경에서 사업을 키워나갈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다고 공개 구애했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글로벌 CEO는 “맥도날드라는 글로벌 브랜드와 한국 현지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전문성을 결합하고자 한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정하고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여러 기업에 회사 소개서를 비롯한 서류를 발송해놓은 상태다. 전략적 투자자를 찾을 때까지 당분간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대를 중단하고 직영점만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새로 문을 연 신규 직영점은 7곳에 불과하며 현재 전체 매장은 427개다.
반면 할리스커피는 최근 매출액과 매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PE에 인수된 후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3년 전에는 384개였으나 현재 454개로 70개나 증가했다. 매출액은 2013년 685억 원에서 지난해 1058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할리스커피 측은 원두 품질 향상과 신메뉴 개발 등이 실적 개선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2014년 6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프리미엄 핸드 드립 커피 브랜드 ‘할리스 커피클럽’을 오픈했으며 다양한 산지의 원두와 계절 별로 즐기기 좋은 ‘스페셜티 커피 시즌 블렌드’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 에스프레스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BI(Brand Identity)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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