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에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납품하려는 제조사들이 특정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아야하는 것을 두고 롯데마트와 납품업체간 입장 차이가 확연히 갈리고 있다. 혹여 컨설팅에 강제성이 있다면 중소업체를 상대로 한 대기업의 ‘갑(甲)질’ 문제로 확대될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PB상품을 만들기 앞서 글로벌 컨설팅사인 ‘데이몬월드와이드(이하 데이몬사)’와 외주계약을 맺고 있다. 이번 외주계약은 제품 기획은 물론 안전성 검사와 관련해 컨설팅을 해주기 위함이라는 것이 롯데마트측 설명이다. 이같은 행태는 최근 사망자를 낸 롯데마트의 PB상품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데이몬사가 담당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문제는 롯데마트에 PB상품을 납품하는 제조사들 대부분이 데이몬사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것을 놓고 그 강제성 여부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롯데마트는 강제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애당초 컨설팅을 받을지 말지의 여부는 협력업체에 선택하도록 한다”면서 “이후 계약건 역시 데이몬사와 협력업체 간의 문제로 롯데마트에서 개입하는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데이몬사에 롯데마트가 일감을 몰아준다거나, 컨설팅 명목으로 납품업체에 대해 갈취를 일삼는다는 식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마트 PB 제조업체들은 롯데마트에 납품하는 제품의 판매를 돕는 조건으로, 월 매출의 1~3%를 데이몬사에 지급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매출 금액에 따라 데이몬사에 매달 지급하는 돈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한다.
PB제조사들이 대개 중소기업임을 감안하면 부담일 수 밖에 없는 금액 수준이다. 하지만 PB제조사들은 롯데마트와의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서는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지급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한 협력업체 직원은 “(해당 컨설팅을) 거부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다”면서 “컨설팅을 받아도 정작 데이몬사로부터 PB제품 마케팅 조언이나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는 “데이몬사로부터 컨설팅을 받지 않아도 자사에 PB상품을 납품하는데는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현재 PB상품 제조사 348개 중 85%가 데이몬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나머지 15%는 컨설팅을 받지 않는다. 컨설팅을 받지 않은 협력업체에 대해선 롯데마트에서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