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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삼성중공업에 대한 1년짜리 단기차입금 1000억원에 대한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17일 예정된 15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3개월 시한부로 만기를 연장하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A은행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은 계획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구안이 이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이달말 삼정회계법인의 경영진단 결과도 나올 예정이라 임시로 3개월만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 책임자들을 소집해 만기연장을 당부한 만큼 개별 은행 차원에서 만기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다”면서도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구안이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을 경우 은행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시한부 지원에 그쳤다”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 역시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조선3사에 대한 만기연장은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단 조선3사가 자구안을 제출한 만큼 한 번은 믿어보겠다는 뜻이지 시중은행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낙관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했다.
시중은행의 이같은 대출기간 축소에는 주채권은행과 금융당국에 대한 반발도 한몫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이나 KEB하나은행(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이 조선사가 제출한 자구안을 다른 채권은행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는 주채권은행보다 여신액이 훨씬 더 많은데도 금융감독원장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A4 용지 2~3장짜리 자구안 요약본만 던져주고 대출만기를 연장해주라고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면서 총고용 감소가 불가피한 자구안 이행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에서 내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NH농협은행(1600억원)과 산업은행(3600억원)도 대출기간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삼성중공업의 단기차입금은 2조9000억원가량이고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의 분할상환분(9000억원)까지 감안하면 삼성중공업은 모두 3조8000억원을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대출기간 축소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다른 대형 조선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시중은행들은 만기연장이나 추가대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6월 대우조선해양의 사용가능한 여신액은 1조원가량이지만 시중은행들은 업황 부진 지속에 따라 많게는 3조원가량의 추가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오래전부터 자구노력을 해왔고 처분할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금 이 순간에도 자구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국책은행들 중심으로 마련했지만 시중은행에 결정권이 있었다면 어림도 없었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관리능력을 볼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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