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유조선 설계도면과 백사장 사진, 축척 5만분의 1 지도만 가지고 자신을 찾아온 정주영 창업자에게 유조선 2척을 선뜻 발주했던 그리스의 조지 리바노스(82) 회장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선엔터프라이즈 사의 조지 리바노스 회장이 13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15만9천t급 원유운반선 2척의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명명식에는 조지 리바노스 회장과 아들 스타브로스 리바노스(36)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과 가삼현 부사장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리바노스 회장 부자의 영접은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부문 총괄부문장(전무)이 맡았습니다.
정기선 총괄부문장은 정주영 창업자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입니다.
현대중공업에 있어서 리바노스 회장은 정주영 창업자에게 유조선 2척을 발주해줌으로써 세계 최대 조선소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준 은인입니다.
바쁜 일정과 고령임에도 리바노스 회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45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인연이 작용했다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습니다.
리바노스 회장의 방한은 지난 6∼10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 조선·해운 박람회(포시도니아) 2016'을 통해 성사됐습니다. 이 박람회에는 정기선 총괄부문장과 가삼현 부사장 등이 참가했습니다.
정기선 총괄부문장은 명명식 후 리바노스 회장 부자와 오찬을 함께하며 할아버지인 정주영 창업자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현대중공업은 전했습니다.
정기선 총괄부문장은 "창업자를 향한 리바노스 회장의 믿음이 오늘날의 현대중공업을 만들었다"며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는 최고의 선박으로 그 믿음에 보답하며 앞으로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엔터프라이즈는 1971년 현대중공업과 첫 계약을 인연
이날 명명된 선박은 리바노스 회장의 고향과 딸의 이름을 따 각각 '키오스(Chios)'와 '크리스티나(Christina)'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이들 선박은 오는 7월 말 인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