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다음달 중순께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서울이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저수익 노선을 담당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의 운항증명(AOC)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서류 심사가 이주 내 마무리된다. 시험 비행과 취항 노선 점검 같은 현장 검사가 무리없이 진행될 경우 다음달 중순께 에어서울은 본격 비행에 들어간다.
당초 에어서울은 지난해 말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여객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의 사업면허 신청을 미뤘다. 이후 지난해 12월 국토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 사업면허를 취득한 에어서울은 이듬해인 올해 2월 국토부에 제출했던 국제선 운항증명을 또다시 취하하고, 3월에서야 국내선 노선 중심의 새 운항증명을 제출했다. 단거리 국제선을 중심으로 운항한다는 초반 계획을 국내선부터 운항하기로 바꾼 셈이다. 이에따라 다음달 3일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왕복할 계획이던 에어서울의 취항은 다음달 중순께로 또 미뤄졌다.
국제선 취항 허가를 받으면 국내선 취항은 자동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선 운항증명을 우선 받은 만큼 상대국의 동의가 필요한 국제선은 3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에어서울 국제선은 해외에서 운항증명을 받아 10월께 일본과 동남아시아 운항을 시작한다. 항공기는 아시아나항공기에서 임대한다. 일단 3대의 항공기로 국내 노선 운영을 시작한 이후 내년에 2대의 여객기를 추가해 중국, 일본, 동남아 같은 단거리 국제선 운항을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내세운 구조조정의 키포인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올해 초 에어서울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단거리 노선이 많아 LCC와 저가 경쟁을 벌여온 아시아나항공이 비수익 노선을 에어서울에 이관하면 수익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김포-제주 노선을 제외하면 국내선 9개 노선 모두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김포-제주 역시 LCC 비중이 절반을 넘기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단거리 국제선 노선에 대한 LCC 비중도 30%를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을 국내선에 우선 투입하고 이후 단거리 국제선도 이관하면 비수익 노선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운영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자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는 대신 신규 장거리 노선과 프리미엄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 노선을 개척하려면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LCC도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해외 항공사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 이외의 추가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점 역시 변수다. 현장검사 등에서 결함이 발견될 경우 에어서울의 운항증명 발급이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희망퇴직과 해외지점 통폐합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 노선 등 일부 비수익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했다. 추가적인 운항 중단 계획과 더불어 당분간 신규 취항은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토부와 일정을 조율해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에어서울이 취항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개발 역시 수익 개선을 목표로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