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은행의 한 회의실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직원들이 간부 앞에 일렬로 서서 성과연봉제 동의 여부를 답하는 모습인데요, 그냥 봐도 썩 좋은 분위기는 아닌 것 같죠?
대다수 공기업들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목표치 달성을 위해 동의서를 받아야하는 간부와 이를 거부하는 직원, 동의서를 낸 직원과 안 낸 직원, 굉장히 껄끄러워진거죠.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정부가 노사 합의가 아닌 이사회 의결만으로 도입을 인정해주고 있지만, 이게 또 끝이 아닙니다.
차민아 기자입니다.
【 기자 】
성과연봉제를 둘러싸고 내홍이 심한 한국중부발전.
직원들에게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출산한 여직원을 찾아가고,군입대한 직원들에게도 동의서를 받았다고 노조 측은 주장합니다.
"군대 간 사람한테 연락했어요?"
"연락할 수도 있죠, 동의서 설명하러 갔어요."
인천항만공사는 성과연봉제 투표가 부결되자 간부들이 노조위원장을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무국장이 노사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뒤 사직서를 내고 잠적했습니다.
"내 오른팔이 짤렸어요, 더 이상 뭐가 있겠습니까"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언급하자 공기업들이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겁니다.
1:1 면담으로 직원을 압박하는 건 기본.
밑의 직원일수록 압박의 강도는 더 세게 다가옵니다.
▶ 인터뷰 : 공기업 직원
- "경영진이 요구하는 걸 일개 개인이 거부하긴 쉽지 않을 뿐더러 그 개인이 힘이 더 약한 분이라면 더 답이 없는 거죠."
직원들간에도 반목이 심해졌습니다.
▶ 인터뷰 : 김현진 / 발전노조위원장 직무대행
- "욕설이 난무하는 건 너무 비일비재하고요. 좋았던 인간관계마저 단절되고 업무에 있어서 안전 문제까지 제기됩니다."
잡음이 커지자 정부는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노조는 집단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야당도 노동부 장관 해임을 추진할 방침이어서갈등이 증폭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차민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