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의견일변도인 증권사의 기업 분석 관행을 개선하고자 시행한 투자의견 공시제가 제몫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한지 1년이 넘었지만 ‘매도’ 의견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9일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 도입 이후 1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보고서는 총 2만3634건이였다. 이중 매도의견은 7건으로 0.03%에 불과했다.
이는 시행 전 0.04%보다 오히려 감소한것이다.
투자의견을 밝히지 않은 중립 의견은 2027건으로 8.56%를차지했다. 반면 매수의견은 1만8756건으로 79.36%나 됐다.
강력매수 의견도 0.61%(145건)으로 파악됐다.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이 6.9%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투자(2.9%), 메리츠종금증권(2.0%), 한국투자증권(1.8%), 미래에셋증권(1.3) 순이었다.
국내 대형증권사들에게서 매도 의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메릴린치(28.7%), 모간스탠리(20.3%), 골드만삭스증권(15.4%) 같은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 비중이 훨씬 컸다.
이처럼 매도의견이 증권가에서 실정된 것은 애널리스트들이 소신껏 투자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리포트를 쓰면 불이익이 돌아오기도 하고 영업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내는데 자유롭지 못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부정적인 리포트를 썼다가 기업 탐방 등에서 제외 될 수 있고 직·간접적 압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면서 “투자의견 ‘중립’이 사실상 ‘매도’ 성격도 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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