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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라리아 모기 [출처 = 연합뉴스] |
그 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모기의 위험은 지카바이러스보다 일본 뇌염이었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전파되면 고열(39~40℃), 두통, 구토 등이 발생하고 병이 진행되면서 의식장애, 경련, 혼수 증상에 심할 경우 목숨을 잃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초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이달 1일 전국 지자체 모기 방제실적과 향후 대책을 점검했다.
김종훈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모기에 전염되는 질병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고 위험하다”며 “철저한 개인위생과 음식물 관리, 긴옷 착용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고, 특히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미리 백신접종이나 약 처방을 통해 예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에 따르면 모기에 물린 후 뇌염, 말라리아, 뎅기열 등으로 사망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한해 72만 5000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전쟁 및 폭력에 의한 사망자(47만 5000명)을 비롯해 뱀(5만명), 개(2만 5000명), 악어(1000명) 등 지구상의 동물에 물려 사망한 사람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모기가 인간에게 가장 위협적인 동물이라는 얘기다.
모기는 스페인어로 ‘작은 파리(little fly)’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현대 모기의 종과 비슷한 모기가 지구상에 나타난 시기는 약 7900만년전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 약 3500종이 서식하고 한국에서는 9속 56종이 기록되어 있다. 모기는 다른 곤충과 같이 머리·가슴·배 3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머리에는 1쌍의 더듬이, 1쌍의 겹눈, 1개의 아랫입술(대롱 모양의 주둥이), 1쌍의 아랫입술수염이 있다
모기는 알·유충·번데기·성충의 단계를 거치는 일생을 산다. 알은 일반적으로 물 위에 낳는다. 알은 약 3일 만에 부화되어 유충이 된다. 이 유충은 약 7일간 4회의 탈피를 하여 번데기가 된다.번데기는 물 속에서 약 3일이 지나면 성충으로 성장한다.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13∼20일 걸리고 성충의 수명은 1~2개월이다. 그러나 물이 없거나 기온이 뚝 떨어지면 모기는 일시적으로 휴면을 취하거나 성장을 멈춘다.
흡혈은 암컷에 한정되고, 수컷은 식물의 즙액(汁液)이나 과즙(果汁)을 빤다. 암컷은 흡혈을 1~2회하고 4~7일만에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한 번에 약 155개의 알을 낳는다. 암컷이 흡혈하는 이유는 알을 낳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미국 국립해충관리 자문위원인 조지 파라다 박사는 “논란이 되고 있지만 연구결과를 보면 혈액 O형이 A형 또는 B형보다 모기에 더 자주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검은색 옷이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흡혈활동은 주로 빛자극에 지배되고, 여름철이면 오후 7시경(약 50lux)부터 시작된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는 쉬지 않고 시속 1~2km/h속도로 4시간까지 날 수있으며, 밤에는 12km까지 돌아다닐 수있다. 모기숫놈은 초당 450~600번 날개짓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날라다니는 모기를 육안으로 보기란 쉽지 않다. 모기암컷은 흡혈식성이 좋아 사람에게서 빨아들인 피를 자신의 몸무게 3배까지 배에 저장할 수있다.
모기는 크기 2mm~19mm, 몸무게 5mg이지만 무서운 이유는 바로 목숨을 앗아갈 수있는 말라리아(malaria), 상피병(filaria), 일본뇌염(Japanese encephalitis),황열(yellow fever),뎅기열(dengue) 등의 질병을 매개하기 때문이다. 모기는 주둥이로 피부를 뚫어 피를 빨아들인다. 흡혈된 부위는 처음에 가렵고 붓지만 수일내로 자연 치유된다. 때때로 부종과 함께 쑤시고 빨갛게 상처가 악화되기도 한다. 문제는 바이러스나 기생충에 감염된 모기가 물었을 경우 말라리아, 황열, 뇌염 등과 같은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수있다.
모기는 후각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특히 동물이나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땀의 주성분인 젖산, 아미노산, 암모니아 냄새 등에 민감하다. 모기가 발이나 얼굴에 잘 몰려드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기 중에는 0.03%~0.04%의 이산화탄소가 있는데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4~5%까지 올라간다. 모기는 1~2m 떨어진 곳에서 체온이나 습기로 공격대상을 감지하지만 사람이 호흡을 하며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10~20m 밖에서도 느낀다.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임신부나 맥주 음주자, 신진대사 작용이 활발한 어린 아이들이다. 또 땀을 잘 흘리고 몸에서 많은 열을 내는 뚱뚱하고 잘 씻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 여름에 자주 씻고 향이 짙은 바디용품이나 화장품을 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기는 파장이 짧은 푸른색, 보라색, 검은색을 좋아하므로 모기를 피하려면 밝은 색의 잠옷을 입는 게 바람직하다.
이승순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기는 체열과 화학신호로 흡혈대상자를 찾아낸다”며 “모기를 쫓기위해 모닥불을 피우면 역설적이지만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켜 모기를 부르는 역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모기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모기가 집에 들어오지 않도록 원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기는 2mm정도의 틈만 있어도 몸을 절반 정도로 오므려 비집고 들어온다. 집안 창문에 설치한 방충망에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싱크대 하수구 등을 타고 올라오기도 하므로 저녁엔 뚜껑을 덮어둬야 한다. 또한 출입문에 붙어 있다가 사람이 문을 열면 그 사이에 들어오기도 하므로 모기약을 출입문 주변에 미리 뿌려둔다.
불가피하게 외부 활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기피제를 3~4시간 간격으로 피부에 바르거나 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되며, 외출 후 돌아오면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모기퇴치용 스프레이, 모기향, 전자모기향 등은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호흡기 및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모기약을 사용할 경우 비염·천식 환자는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태우는 모기향은 향이 탈때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담배 22개비를 태울 때 나는 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너무 가까이 두지 않도록 하고, 영유아가 있는 곳에서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모기에 물리면 순한 비누로 물린 부위를 찬물에 깨끗이 씻고 물파스 등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물파스에는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주는 항히스타민제와 염증을 줄이는 소염제가 첨가되어 있다. 하지만 바르는 물파스 제품들은 경련의 위험성 때문에 만 30개월 이상 소아에게만 쓸 수 있다. 그 이하의 연령이라면 물린 자리에 얼음찜질을 해준다.
간혹 가렵다고 환부에 종종 침을 바르거나 긁기도 하는데, 이는 침이나 손톱에 기생하고 있는 각종 세균들이 상처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은 “침 속에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 각종 세균들이 ㎖당 1억마리 세균이 번식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모기에 물린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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