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역갈등이 불붙고 있다. 부산은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선정되면 결과에 불복한다는 방침이어서 입지 최종 선정후에도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다.
부산시 관계자는 2일 “공항 입지 결정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24시간 운항, 안전성, 국가 경쟁력 강화 등 경제논리가 최우선”이라며 “경북을 기준으로 가덕도와 밀양이 불과 20km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이 접근성을 더 높이겠다고 다른 중요 부분을 포기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부산 시민단체들은 평가항목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는 용역은 믿을 수 없다며 밀양으로 입지가 선정되면 결과에 불복한다는 방침이다. 박인호 가덕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안전과 관련한 핵심 평가항목인 ‘고정장애물’이 이번 평가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정장애물이 빠진 평가는 밀양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해공항가덕이전시민추진단은 1일 오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긴급 방문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른 신공항 입지 선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 5명도 ‘가덕신공항 유치 비상대책본부’를 발족키로 하는 등 부산지역 정치권도 야권을 중심으로 급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밀양에 장애물이 많아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부산의 주장에 대해 “항공학적 검토 결과 산봉우리 4개의 일부만 절토하면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고 절토량도 가덕도 국수봉의 44%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관문 공항을 위해 24시간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도심 외곽에 있는 밀양은 24시간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나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단순 시간적 개념보다 항공기 비행수요에 충분한 이착륙 용량(slot)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는 바다를 메워 공항을 건설하면 막대한 어업피해는 물론 해양오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공항 유치전이 치열해지자 대구지역 정치권은 부산시의 유치 활동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13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부산시가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를 준수할 것과 국토교통부는 부산 신공항 유치활동을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박동민 기자 / 우성덕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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