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엘페이(L.pay)’의 운영사가 오는 7월부터 교통카드 사업자 마이비에서 롯데멤버스로 바뀐다. 롯데 멤버십서비스 ‘엘포인트(L.point)’와의 연계를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엘포인트-엘페이 생태계 구축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멤버스는 마이비와 엘페이 영업양수도계약을 맺고, 이달 말까지 관련 인력 고용승계 등의 문제를 모두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두고 최종 논의 중”이라며 “7월부터는 롯데멤버스에서 엘페이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엘페이 고객들은 이미 마이비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와 서비스 이용과 관련된 결제정보 및 거래정보 등을 롯데멤버스로 이전한다는 공지 문자를 받은 상태다. 롯데멤버스는 지난해 롯데카드 포인트사업부의 직원 40명을 분사시켜 만든 곳으로, 롯데 멤버십서비스인 엘포인트를 관리하고 있다.
엘페이를 처음 구축하고, 프로세스 운영에 집중해 온 마이비에서 관련 업무를 롯데멤버스로 이관하는 이유는 날로 치열해지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업과 마케팅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엘페이는 그룹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고객들이 엘페이의 편리함을 생활 어디서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서비스의 규모와 질을 확대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특히 모바일간편결제 수단으로 힘을 받으려면 회원 확보가 필수인데, 마이비의 운영만으로는 회원수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어 업무 이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이미 3400만명이란 엘포인트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멤버스에서 엘페이를 운영하게 되면, 엘페이 고객 확보가 훨씬 용이해진다”며 “이미 엘포인트 사용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결제수단으로써 엘페이 사용을 독려하는 한편, 엘페이 사용자들에게는 엘포인트 적립과 사용을 더 쉽게 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롯데포인트와 롯데닷컴의 롯데패밀리를 합친 엘포인트는 롯데백화점, 롯데하이마트, 롯데닷컴, 롯데시네마, 세븐일레븐 등 40여곳의 롯데 계열사에서 적립이 가능할 뿐 아니라 1포인트를 1원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롯데멤버스는 현재 오는 7월부터 엘포인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안에 엘페이를 탑재해 엘포인트 회원들이 보다 편리하게 엘페이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엘페이에서도 엘포인트 충전이 가능해 롯데 계열사를 비롯한 1만8000여개 제휴 가맹점에서 엘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의 엘포인트와 엘페이의 빠른 결합이 향후 모바일간편 결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롯데보다 한 발 앞서 SSG페이란 간편결제 수단을 선보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신세계그룹이 SSG페이로 고객몰이를 적극 하는 동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엘포인트란 화력을 얻은 엘페이로 양사 간 경쟁 구도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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