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어깨 넓이는 대략 43cm이다. 최근 노출의 계절을 맞아 넓은 어깨를 만들기 위해 어깨 운동에 열심인 남성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어깨를 넓히는 운동으로 잘 알려진 팔굽혀펴기나 숄더프레스, 밀리터리 프레스 등을 할 때는 바른 자세를 지키며 절대 무리한 운동을 금할 것을 강조한다. 자칫하면 회전근개 파열 등 어깨 손상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를 넓혀 어깨미남을 만들어주는 운동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팔굽혀펴기다. 팔굽혀펴기는 가슴근육(대흉근)을 비롯해 상완삼두근(팔 위쪽 뒷면)과 어깨 라인을 형성하는 삼각근 발달에 효과적이다. 팔굽혀펴기를 통해 어깨근육을 강화하려면 가능한 팔의 간격을 어깨넓이보다 조금 좁게 하는 것이 좋다. 팔굽혀펴기를 하기 전에는 손목이나 어깨를 충분히 스트레칭하여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 몸을 항상 일직선이 되게 유지해주는 것이 좋으며,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무릎을 땅에 대고 하는 것이 어깨 등에 부담을 덜어준다.
덤벨이나 바벨을 들거나 기구를 이용해서 어깨를 단련하는 숄더프레스는 어깨의 삼각근 중 전면과 측면을 동시에 키워주는 운동법이다. 덤벨이나 바벨, 기구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인 숄더프레스를 할 때는 운동기구를 너무 많이 내렸다가 올리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바벨의 경우 초심자는 인중까지 내려주는 것이 좋으며 어깨의 근력과 유연성이 허락된다면 턱 아래 부분까지 내렸다가 올려주는 것으로 운동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운동범위를 넓히면 어깨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밀리터리프레스는 바벨이나 덤벨을 머리 위로 올리며 동작하는 운동으로 마찬가지로 어깨 삼각근을 단련시켜 어깨를 넓게 만들어주는 운동이다. 숄더프레스와 유사한 운동이지만 숄더프레스에 비해 팔을 넓게 벌리고 운동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밀리터리프레스는 운동기구를 넓게 잡고 머리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특징을 가진다. 더군다나 다리나, 무릎, 허리의 반동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팔과 어깨의 힘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깨에 더욱 많은 부하를 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여우진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근골격계를 강화시키는 운동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지키며 운동량을 과하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깨는 인체에서 가장 활동반경이 넓은 관절이지만, 근육이나 인대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파열 등 쉽게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어깨강화를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반복할 때는 가볍다 여겨지는 무게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어깨를 보호하는 법” 이라고 강조했다.
하루라도 빨리 어깨미남이 되기 위해 어깨운동에 매진하는 남성들이 가장 쉽게 경험하는 손상은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4개의 힘줄(극상근, 견갑하근, 소원근, 극하근)로 구성된 근육으로 어깨를 들거나 돌릴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어깨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탄력이 줄어들면서 딱딱해지는데, 이러한 증상이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질환의 대명사로 알려진 오십견과 달리 주로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특히 등 뒤로 손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밤에 통증이 심하고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더욱 아프다.
특히 회전근개파열 환자 중 2~30대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3.7배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어깨 미남을 꿈꾸는 남성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가 지난 2011년 1월부터 작년 6월까지 회전근개파열로 내원한 환자 4만3,536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6,446명)는 남성이 여성보다 3.7배 많았고(여:1,382명<남:5,064명), 40대 이상(37,090명)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1.4배 많은 것(여:21,656명>남:15,434명)으로 나타났다.
여우진 관절센터장는 “남성의 경우 어깨에 무리가 가는 직업이나 격렬한 운동 등으로 인하여 젊은 연령대에서 회전근개파열이 많은 반면, 여성의 여성은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서서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남성의 경우 건강을 과신하여 어깨에 발생하는 통증을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고, 이로 인해 초기 단순한 통증이 회전근개파열 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여원장은 강조했다.
회전근개파열은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찢어진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지며 심한 경우 끊어진 힘줄이 말려 올라가 지방으로 바뀌기도 한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완전히 끊긴 상태가 아닐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보존치료만으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힘줄이 끊어졌다면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으로 힘줄을 봉합하고 봉합부위와 힘줄을 다시 묶는 회전근개복원술을 적용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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