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재정 건전성을 판단할 때 부채 외에 자산, 연령, 연소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재무관리 상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계 부채 규모만으로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뿐더러 미래 소득을 고려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 부채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올 2월부터 실행 중인 신규 대출규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가구특성별 재무관리 수준과 내 집 마련 가능성’ 보고서에서 이 같이 피력하며 주장의 근거로 재무관리수준이 가장 취약한 계층은 대출금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장 적은 30대 미만 청년층이라고 지목했다.
30대 미만 가구 중 재무관리수준에 문제가 있는 가구는 46%, 노력이 필요한 가구는 25.1%, 재무관리수준이 양호한 가구는 29%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즉 성인 중 30대 미만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대출금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장 적은 데도 재무관리상태가 가장 나빴다는 의미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가구는 재무관리수준이 최고수준인 가구가 29.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고 양호수준인 가구도 24.2%였다. 문제있는 가구는 전 연령대에서 제일 적은 26.6%로 집계됐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김덕례 연구위원은 한국은행·통계청·금융감독원이 공동 조사·발표한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마이크로데이터)의 부채, 자산, 연령, 연소득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가구별 재무관리수준을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재무관리수준이 양호한 가구는 42.6%(약 782만), 취약한 가구는 57.4%로 약 1054만 가구에 달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양호한 가구는 현재 부채가 있어도 소득과 지출이 합리적이고 미래에 자산 축척 가능성이 있으므로 내수 진작을 위해서라도 합리적 소비를 할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무관리가 취약한 가구는 향후 자산 축척 가능성이 낮으므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 거주자 중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가진 가구도 11%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전세가구 중 35.8%는 재무관리수준이 양호한 데다 이중 11%는 최고의 재무관리수준을 유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