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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야 힌드마치 스티커 |
‘남들이 다 가진 평범한 핸드백이 싫다면 스티커를 붙여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법은 어떨까’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해 도쿄, 뉴욕, 런던 등 전세계 50여 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있다. 영국 패션 브랜드 ‘안야 힌드마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컨데나스트 럭셔리 컨퍼런스’(지난달 20~21일 서울 신라호텔) 참석 차 내한한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47)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패션에는 유머감각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유머와 장인정신이 패션을 정의한다”면서 “심각하다면 패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잡지출판기업인 컨데나스트가 주최하고 세계적인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멩키스가 주관한 컨데나스트 컨퍼런스는 글로벌 명품업계 인사들이 모여 명품 브랜드 산업에 대한 정보와 영감을 나누는 국제 행사다. 힌드마치는 이번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다.
1987년 탄생한 액세서리(핸드백과 슈즈) 브랜드인 안야 힌드마치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고품질과 개성 있는 디자인, 맞춤 제작 서비스를 통해 독특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칼 라거펠트 샤넬 디자이너, 배우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인사들이 이 브랜드 제품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런던, 뉴욕, 도쿄 플래그십 매장을 포함해 미국 고급 백화점 ‘바니스’ 등 전세계 유명 백화점 및 편집숍에 입점했다. 국내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편집매장 ‘분더샵’에서 판매된다.
안야 힌드마치는 특히 핸드백과 노트북 등에 영구적으로 붙힐 수 있는 가죽 스티커로 유명하다. 스티커 한 장 가격은 5만원~20만 원에 달한다. 공사판 표지판, 스마일얼굴, 이니셜 등 스티커 종류도 다양하다. 힌드마치는 “교복을 입던 학창시절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트북에 스티커를 붙히는 것이었다”면서 “학창시절 얻은 영감이 오늘날 비싼 가죽 스티커를 탄생시켰다”고 전했다.
안야 힌드마치의 제품들은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하고 정체성이 뚜렷하다. 털로 뒤덮힌 캐릭터 핸드백, 스티커가 더덕더덕 붙은 핸드백 등이 그렇다.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핸드백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미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수집의 개념으로 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은 없는, 나만의 핸드백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아시아는 세련된 소비자들로 가득찼다. 전날 밤 강남 등 서울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한국 사람들은 본인의 ‘룩’에 굉장히 신경 쓴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명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 대해선 “중국사람들이 부(富)를 보여주기 위해 핸드백을 사는 건 사실이지만 여행을 다니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변하고있다”면서 “홍콩에 있는 레인크로포드 백화점에서 우리 브랜드를 구매하는 중국 고객들이 늘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대 때 일본의 이세탄 백화점이 주문을 부탁하면서 아시아와 처음 일하게됐다”면서 “그 때 이세탄 백화점이 품질을 너무나 강조해 골치 아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품질을 중시하는 아시아 사람들과 일한 경험이 뼈와 살이 됐다”고 털어놨다. 현재 안야 힌드마치는 동아시아에만 23개의 매장이 있다.
안야 힌드마치는 올해 하반기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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