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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로 ‘전진, 발전, 앞으로’ 뜻을 지닌 아반떼는 현대차가 외부 도움 없이 디자인부터 설계까지 개발한 뒤 지난 1990년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국산 최초 준중형차다. 쏘나타 플랫폼을 활용, 현재 글로벌 메이커 생산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플랫폼 공용화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차종이기도 하다.
아반떼는 6세대까지 세대를 거듭하며 제이디파워 초기품질조사 준중형차 부문 1위(2009년),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한 차종 한해 판매대수 19만대 달성, 국내 단일 차종 중 최초로 글로벌 누적판매대수 1000만대 돌파 등의 기록을 세웠다. 오빠차에서 국민차로 거듭난 뒤 글로벌 시민차로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6세대 아반떼는 동급 최초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7개 에어백, 스마트 트렁크, 통합 주행모드 시슨템 등을 국산 준중형 최초로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아반떼는 현재 준중형차 시장에서 점유율 62%를 기록중이다. 준중형차 구매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아반떼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만족할 법도 하지만 아반떼의 욕심은 끝이 없다. 현대차는 주요 소비자인 20·30대에게 너무 흔해 뻔한 차가 될 수 있다는 기우에 젊은 층을 파고 들 해답을 찾아 나섰다.
결론은 스포츠카 뺨치는 준중형 스포츠 세단. 지난달 말 모습을 드러낸 아반떼 스포츠는 이렇게 탄생했다.
아반떼 스포츠는 엔진 다운사이징이라 부르는 다이어트 결과물이다. 차 몸집을 줄이는 게 아니라 기름을 덜 먹으면서도 힘은 오히려 더 세게 만드는 엔진 다이어트 기술은 터보 엔진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배기량이 커야 힘도 세다”는 상식은 터보 엔진이 등장하면서 사라졌다.
아반떼 스포츠는 다이어트 엔진인 1.6 터보와 7단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를 통해 스포츠카 뺨치는 성능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7kgf.m으로 준중형차는 물론 중형차를 뛰어넘는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2000cc급 엔진을 얹은 아반떼 누우 2.0 CVVT는 각각 149마력, 18.3kgf.m다.
모습도 터보에 어울리게 다듬었다. 터보 엠블럼을 새긴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레드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HID 헤드램프, 디귿자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 18인치 알로이휠, 노출형 싱글 트윈팁 머플러는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한다.
실내의 경우 패들 쉬프트, D컷 스티어링 휠, 스포츠 버킷 시트, 스포츠 전용 클러스터가 어우러져 스포츠카 느낌을 물씬 풍긴다.
아반떼 스포츠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전용 튜닝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현대차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를 통해 윙 타입 리어 스포일러, 스포츠 튜닝한 스태빌라이저바, 쇽업쇼버·스프링은 9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합성 엔진오일, 고성능 오일 필터, 스포츠 흡기 필터, 레드·그레이 엔진커버로 구성한 엔진 드레스업 패키지는 29만원이다.
시승차는 1.6 터보 엔진과 7단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운전석에 앉자 버킷 시트는 등받이가 깊어 몸을 감싸줬다. 스티어링휠에는 좌우로 돌릴 때 미끄러지 않도록 펀칭을 넣었다.
시동을 걸자, 엔진소리가 부드럽게 흘러나온다. 저·중속 구간에서는 편안했다. 소음·진동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비바람이 거세게 불어 풍절음이 크게 들렸지만 바람이 잦아드는 곳에서는 다시 조용해졌다. 저·중속으로 달릴 때는 전반적으로 아반떼 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정숙성을 발휘했다.
고속 구간에 들어서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스티어링휠에서 묵직함이 올라왔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짧고 굵은 “우웅”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치고 나갔다. 중형차를 뛰어넘는 마력(魔力)의 터보 엔진과 변속반응이 빠른 7단 DCT가 어우러져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한 것이다.
차체 안정성도 만족스러웠다. 강풍 주의보가 발령된 인천대교를 고속으로 지날 때 흔들림이 적어 충분히 제어할 수 있었다.
코너를 돌 때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채 도로에 붙어서 안정감 있게 빠져나왔다. 스포츠 버킷 시트도 허리와 허벅지 부분을 편안하지만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제동성능도 뛰어났다. 노면이 젖은 직선 구간에서 시속 80km로 달리다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밀리는 현상이 적었다.
터보 모델이지만 거칠지 않고 부드러우며 매끄러운 가속성능을 발산했다. 그러나 힘이 필요할 땐 쓸 줄 아는 ‘한 방’도 갖췄다.
국도와 고속도로 구간을 31km 달린 뒤 측정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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