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수주대박’을 터뜨리는 가운데 최고경영진도 해외 신성장동력 발굴에 한층 더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구자열 LS그룹회장은 4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약 한달여간 일본, 독일, 이란 등 3개국을 돌았다. 구 회장이 이동한 거리만 합해도 약 2만 1000km 이상으로 지구 한바퀴(약 4만km)의 절반이 넘는 거리다. 특히 제재가 풀려 시장이 개방된 이란을 지난 2월에 이어 두달만에 다시 찾는 등 사업전망이 좋은 지역에 집중적인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LS전선과 LS산전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미주, 유럽, 아시아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LS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셈이다. LS전선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에서 5500만 달러 규모 초고압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도 1월부터 최근까지 캐나다, 미국, 덴마크에서 총 1만 5600만 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LS산전 역시 이라크에서 지난해 5월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변전소 프로젝트는 1억 4700만 달러에 수주한데 이어 올해는 일본에서 113억엔 규모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구자열 회장은 침체돼있는 그룹의 분위기 쇄신과 신성장동력 모색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안고 4월 초 해외 방문길에 올랐다. 특히 일본, 독일 등 기술 선진기업들의 주요 경영진과 만나 사업협력 확대를 논의하고 최신 기술 트랜드를 직접 경험했다.
4월 초에 간 일본에선 구 회장은 LS그룹과 오랜 사업 파트너사들과 만나 협력적 관계를 공고히 했다. LS-Nikko동제련의 공동출자사인 ‘JX니폰마이닝·메탈’의 오오이 사장과는 향후 동광석 등 원료구매 방식에 있어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미쓰비시 자동차, 후루카와 전기 본사와 히타치 금속 등을 차례로 방문하기도 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 자동차용 전장부품, 전선 등 LS의 주요 사업 분야에서 회사간 기술적·사업적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가기 위한 방안도 모색했다”며 “향후 초전도케이블, 태양광 발전 등 일본의 미래 선도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분야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고 밝혔다.
이후 25일 도착한 독일에선 산업박람회 하노버 메세를 참관했다. 하노버 메세는 산업 분야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로, LS산전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17년간 매년 참가해 전력·자동화 분야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 왔다.
구 회장은 “이 곳에서 지멘스, ABB 등 글로벌 기업을 보니 당장의 매출 효과보다 멀리 보고 통합 솔루션 중심으로 회사를 키우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방문 이튿날인 26일엔 지멘스의 송변·배전을 총괄하는 랄프 크리스찬(Mr. Ralf Christian) 에너지 매니지먼트 CEO를 만났다.
구 회장의 마지막 해외 방문 일정은 바로 이란이다. 이란은 전력과 통신 인프라가 노후화되거나 부족해 향후 발전량 확충을 위한 송·배전 분야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내달 1일 이란 경제사절단 대열해 합류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면서 지난 2월
LS그룹 관계자는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며 “특히 트랙터·사출·플랜트 분야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LS메탈 등의 사업 진출 가능성이 큰 국가”라고 설명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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