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지속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긍정론이 나온다.
다만 소비,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견인하는 경기 회복이라는 분석과 함께 수출 회복 여부를 판단하려면 2~3개월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감소폭은 한자릿수로 줄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1.0% 상승해 두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액이 43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1~3월) 기준으로는 수출액이 1159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3.1% 줄었다. 이는 2011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무선통신기기와 철강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반도체 수출도 회복하면서 전체적인 수출 감소폭을 줄였다.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은 지난달보다 19.9%가 늘었고, 철강은 14.7% 증가했다. 반도체는 수출 감소율이 1.5%로 집계돼 6개월만에 한자리수 감소를 나타냈다. 자동차(-5.7%)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최근 유가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부진은 이어졌다. 선박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이 줄어든 부분이 전체 수출 감소의 69% 비중을 차지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3월 초에 비해 3월 말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정도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가가 석유화학이나 석유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데 까지는 시차가 다소 있어 3월 실적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3월은 미국 정유사들의 파업으로 대미 항공유 수출이 많았는데 기저 효과로 실적이 많이 줄어든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액은 332억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줄었다. 무역수지 흑자는 98억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5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는 3월 수출은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수출 감소폭이 2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 실장은 “회복세로 반전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2개월 연속 수출 감소폭이 줄었고 일평균 수출액도 2개월 연속 늘었다”며 “어느 정도 수출이 회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이 반등한 가운데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1%대로 올라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일각에서는 담뱃세 인상 효과가 사라진 지난 1월 소비자물가가 0.8% 상승에 그치자 ‘디플레이션 전조가 아니냐’는 진단을 했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0% 올라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4년 12월부터 11개월째 0%대를 지속하다 작년 11월(1.0%)과 12월(1.3%) 1%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올해 1월 0%대로 떨어졌었다.
전체 물가는 1%대이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올랐다.
지난 2월 일부 지역의 이상 기후로 전년 대비 9.7% 폭등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에도 9.7% 상승했다. 양파값이 지난해 폭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이상 기후로 마늘, 배추
[서동철 기자 / 김규식 기자 /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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