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후반들어 한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봄철 운동은 잘하면 약(藥), 못하면 독(毒)이다. 겨우내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하게 되면 척추와 관절, 어깨에 부담을 줄 수있다. 따라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그 동안 굳어있던 관절, 근육, 인대 등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5~10분 정도로 실시하며 기지개 펴기나 맨손체조 등으로 시작하고 통증이 약간 느껴지는 단계까지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갑작스런 반복동작은 근육섬유의 파열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스트레칭한 자세에서 약 30초정도 자세를 유지, 관절의 운동범위와 근육의 유연성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봄철에 권장되는 운동은 주로 유산소 운동으로 등산, 조깅, 자전거타기, 인라인스케이트, 수영, 테니스, 배드민턴, 빨리 걷기 등이 좋다. 이들 운동은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느 연령이나 강도 조절만으로 큰 위험 부담 없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운동요령은 적어도 1주일에 3~4회 이상, 한번에 1시간 이내가 가장 적당하다. 근력을 강화하는 무산소운동에는 역기, 완력기,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있으며 유산소 운동과 함께 15분 이내에서 점진적으로 실시하면 근력회복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운동도 나이별, 성별, 질환유무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복부지방이나 내장지방이 많은 40~50대 이상은 뱃살빼는 것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근육이 위축되지 않도록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하정구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스포츠메디컬센터 소장)는 “중년층은 20대와 비교해 근력, 근지구력, 근육량 감소가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강도로 운동을 하고, 같은 횟수를 반복해도 20대보다 근력향상 효과가 작다”며 “노년이 됐을 때 근육감소와 기능저하를 최대한 예방하려면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은 태어나면서 급속히 발달해 30대 남성의 경우 체중의 약 40~45%, 여성은 약 35~40%를 차지한다. 근육량은 25~30세에 최고에 달했다가 40세 무렵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다. 특히 등 근육과 복근, 엉덩이 근육, 넓적다리 근육과 같이 큰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일본 근육생리학자인 이시이 나오카타 도쿄대 교수는 “근육의 양은 30세쯤 정점에 달하고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해 평균 수명에 해당하는 80세가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늦어도 40대부터 근육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수록 뼈는 골 무기질 함량이 줄어 부상위험이 증가한다. 심한 경우 일상 활동을 하다가도 엉덩이, 척추, 손목 등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량 또한 줄어드는데 이러한 상태를 ‘근감소증(sacropenia)’이라고 한다. 30세 이후부터 근육 횡단면적은 물론 근육밀도가 감소하여 근육 내 지방함량이 증가한다. 근육량 감소는 근력저하로 이어지고, 힘을 빠르게 발생시키는 순발력도 떨어뜨린다. 순발력이 저하되면 일상에서 필요한 필수적인 기능, 즉 계단 오르내리기, 달리기, 물건들기 등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무턱대고 근력 운동을 하다간 몸이 더 망가질 수 있다. 근육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7가지 요소(본인의 체력수준(사전평가를 통해), 운동 프로그램 선택, 훈련 빈도, 운동 순서, 운동 강도와 반복횟수, 운동량, 휴식시간)를 고려해야 한다.
하정구 서울백병원 교수는 “기초체력 검사를 통해 본인의 체력수준을 사전에 평가해야 본인에게 알맞은 운동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일주일에 몇 회 정도의 빈도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운동 강도와 반복횟수, 운동량은 어느 정도로 실시해야 하는지, 세트와 세트 세션과 세션 간에는 어느 정도로 휴식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운동 시작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여 굳어있는 관절과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이완시켜야 근골격계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40~50대는 만성질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몸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여성은 폐경이 나타나게 되면서 골다공증이나 근육량의 감소가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하지의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같은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근력 운동이 추가로 필요하다. 근력운동은 무리가 되지 않는 적절한 무게를 이용하여 실시하는 것이 추천된다.
중년이 되면 배가 나오고 어깨가 쳐지기 시작하는 자신의 체형을 변화시키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거울에 보이는 전면부 근육에만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간 굴곡근(전면 근육)과 체간 신전근(후면 근육) 간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어느 한쪽 근육만 강해질 경우 오히려 요통 또는 어깨가 앞으로 경직되는 둥근 어깨(round shoulder)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광배근과 척추기립근 등 소홀해지기 쉬운 후면의 체간 신전근 등에도 관심을 갖고 운동을 해야 한다.
보통 60대 이후에는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몸을 더 움직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유연성이 감소하며,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는 저강도 근력운동과 체조와 같은 스트레칭 운동이 필요하다. 근력운동은 웨이트 장비를 이용하는 것보다 신체 체중 정도의 무게를 이용해 하는 것이 추천된다. 하지의 대퇴사두근 강화운동을 통해 다리의 힘을 유지하여 노년에 낙상 등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
효과적인 운동 프로그램은 특수성, 점진성, 과부하의 일반적인 트레이닝 원리에 근거한다. 이들 세가지 원칙중 한두 가지에만 집착하면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다. 특수성(specificity)원리는 특정부위의 근육을 키우려면 그에 맞는 특수한 방법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엉덩이나 대퇴근육을 강화하려면 해당 근육을 동원하는 스쿼트와 같은 운동을 해야지, 등 근육을 자극하는 랫 풀다운과 같은 운동을 해서는 안된다.
점진성 원리는 트레이닝의 부하를 점차 증가시켜 트레이닝 효과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즉 부하를 지나치게 빨리 증가시키면 부상이나 발병의 원인이 되기 쉽고, 트레이닝 효과도 거둘 수가 없다. 반대로 1년 내내 동일한 부하의 운동을 해서도 체력향상을 꾀할 수 없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알맞은 부하를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과부하(overload)원리는 특정 근육이나 동작의 특수성을 잘 반영한 저항운동 프로그램일지라도 숙달된 것보다 큰 강도의 자극을 받지 않는다면 제한된 정도의 결과밖에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예는 운동중에 들어 올리는 무게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주당 운동 횟수를 많게 하거나 더 많은 세트를 수행하거나 세트 사이의 휴식시간을 줄임으로써도 훈련 자극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운동부하의 증가시기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2-2 법칙(2-for-2-rule)이다. 이것은 어떤 운동에 설정된 목표반복 횟수에 근거한다. 예를 들면 벤치프레스를 실시할 때 참여자의 목표가 10회 3세트라고 한다면, 이 10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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