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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빈폴 브랜드에서 나온 ‘오염방지’ 셔츠와 바지 제품에는 미국 나노텍스사의 나노 가공기술을 적용, 발수 및 오염방지 기능이 들어갔다.
옷에 음식물을 흘려도 툭툭 털기만 하면 스미지 않고 흘러내려 깔끔하게 입을 수 있는 방식이다. 밝은색 셔츠에 흘린 음식물 자국 때문에 난감했던 남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제품의 획기성은 기존의 면이나 리넨과 같은 ‘천연소재’에 방수 및 오염방지기능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섬유는 표면장력이 있어서 액체를 표면에 달라 붙게 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오염물질이 묻으면 잘 흡수되고 자국이 남는이유. 하지만 1998년 미국 버클리대학 소속 화학자인 데이빗 손이 자연계의 식물 등 표면에서 발생하는 뛰어난 발수기능과 오염방지 효과에 착안, 개발한 나노가공기술은 이를 극복하게 했다. 금속산화물로 만든 나노돌기를 심어 물방울이 연잎 표면에 떨어져도 스미지 않고 흘러내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은 폴리 소재로 만드는 아웃도어 의류 등에선 상당히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역시 폴리에스테르가 많이 섞인 재킷만 해도 비교적 보편화됐다. 작년 같은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로가디스의 스마트수트 ‘프로바’는 물이 튀어도 쉽게 털어낼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이번 ‘오염방지 셔츠’와 기능적인 면에선 유사하다.하지만 면이나 리넨처럼 천연섬유가 기본인 셔츠의 경우 표면장력이 특히나 강해 나노공법 적용이 훨씬 어렵다. 또 빨래를 훨씬 더 자주해야 하기 때문에 표면코팅이 금새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빈폴 팀은 수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들여 단순히 원단 겉면을만 코팅하는 수준을 넘어 10억분의 1 이하 크기의 나노 입자를 섬유질 하나하나에 달라붙어 원사 자체를 완벽에 가깝게 코팅하고, 내구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콜라, 오렌지주스, 우유, 크림, 레드와인, 케첩, 커피, 핫소스 등 다양한 액체류로 셔츠와 팬츠의 성능을 테스트했으며, 수십번 세탁해도 방수오염방지 기능이 유지되도록 제작했다는 설명. 빈폴 측은 “나노 가공을 통해 섬유 표면에 부착된 나노돌기들이 오염물질을 밀어내어 섬유에 스며드는 것을 막고 스르르 흘러내리도록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브룩스브라더스와 캘빈클라인 등 유수 남성 브랜드에서 비슷한 제품을 내놨지만 국내 업체에서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폴 나노 가공 상품은 팬츠와 셔츠를 중심으로 화이트, 블루, 네이비 컬러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12만 8000~18만8000원으로 기존 제품과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빈폴은 작년 출시했던 ‘물빨래 가능한 리넨셔츠’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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