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석사과정 강준수, 정완균 교수, 박사과정 허영진 <사진 = POSTECH> |
‘랩온어칩(Lab on a chip)’은 손톱만한 크기의 칩 위에 구현한 작은 실험실이라는 의미로 피 한 방울 처럼 극소량의 샘플로 쉽고 빠르게 질병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최첨단 초정밀 실험기기다.
이를 위해선 극히 적은 양의 유체시료를 여러 채널로 나누어 보내거나 섞고 그 흐름을 멈추는 등 원하는 대로 제어하기 위한 미세유체 제어 기술이 핵심이다.
미세유체 제어 기술에는 ‘비례-적분-미분(PID) 제어기’를 사용해왔다. 시스템 상의 원하는 값을 일정하게 얻기 위해 제어기가 오차 값을 보완, 계산해주는 튜닝이 이뤄지는데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아주 작은 시스템 상에선 사소한 요인으로도 오차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오차를 줄이려면 사용자가 이를 직접 잡아내야 하는데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라면 여러 채널의 흐름을 동시에 제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정 교수 연구팀은 로봇공학을 적용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미세유체가 전류처럼 흐른다는 것에 착안해 오차 값 보완 및 유체의 흐름을 자동 제어할 수 있는 일종의 ‘인공지능’을 탑재했다. 어려운 제어과정을 사람이 아닌 자동화 시스템이 맡다보니 안정성과 정밀도가 향상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생명과학 연구실에서 이뤄지던 세포배양 및 세포반응 분석 등에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리적, 화학적 자극에 따른 세포 반응도 더 세분화된 수준에
정완균 교수와 허영진씨는 “제어공학 관점에서 미세유체역학과 이를 이용한 바이오 연구에 기여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며 “다양한 분야의 기반 기술이 집합된 융합기술 플랫폼인 ‘랩온어칩’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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