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부 1위업체 풀무원이 미국 두부시장 선두업체 ‘비타소이’의 두부사업 부문을 전격 인수했다. 기존 미국 서부지역에 법인을 세워 현지 두부시장을 공략해온 풀무원은 비타소이가 위치한 미국 동부지역 등 현지 전역으로 두부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24일 풀무원은 신규 종속회사인 코스트 에쿼지션 컴퍼니(Coast Acquisition Company)를 세워 비타소이 두부사업 부문을 5000만달러(579억7500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풀무원이 국민연금과 조성한 풀무원코파펀드도 50% 지분으로 공동 참여했다.
1979년 미국 동부 메사추세츠 아이어(Ayer) 지역에 설립된 비타소이는 두부를 주력으로 두유와 누들(쌀국수)을 생산해 왔다. 이 가운데 풀무원은 두부사업만 이번에 인수했다. 비타소이의 두부사업은 미국 현지 시장 65%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600억원 규모다. 비타소이 두부는 ‘나소야(Nasoya)’ ‘아주마야(Azumaya)’ 등의 브랜드로 월마트, 세이프웨이, 아홀드 등 미국 내 대형마트를 포함해 총 2만여 개 슈퍼마켓에 납품되고 있으며 미국 동부와 서부 전반에 걸쳐 넓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나소야와 아주마야는 미국 내 두부 판매 1, 2위 브랜드다.
풀무원은 1991년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해 LA에 풀무원USA를 세우면서 두부를 중심으로 현지 식품시장을 공략해 왔다. 2004년에는 콩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현지 기업 와일드우드 내추럴푸드를 인수해 미국 슈퍼마켓 최대 체인인 홀푸드마켓에 와일드우드 브랜드로 두부와 콩가공 식품, 소스류 등을 판매해 왔다. 특히 2009년 냉장식품회사 몬터레이 고메이푸드를 인수해 파스타와 소스 등의 제품을 코스트코·샘스 등 미국 내 회원제 대형마트에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USA는 서부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와 풀러턴 지역에 공장을 두고 각각 파스타·소스와 두부를 생산해 왔다. 동부 뉴욕주 타판 지역에도 두부 공장을 두고 있었지만 본사가 LA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동부지역 공략이 미미했다.
하지만 이번에 인수한 비타소이가 동부 메사추세츠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향후 풀무원은 비타소이의 생산·물류·유통망을 활용해 미국 동·서부를 아우르는 전역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비타소이 물류망을 바탕으로 파스타와 소스 등 두부 외 다른 제품의 미국 시장 확대도 노린다. 풀무원 측은 “동부지역 두부사업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하고 조직 통합과 각종 프로세스 간소화도 이뤄내 판매·관리 비용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풀무원은 미국 1위 두부업체 인수로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4대 핵심 시장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경영 기반도 갖추게 됐다. 풀무원은 지난 2014년 5월 일본 두부시장 4위 업체인 아사히식품공업을 인수한 뒤 올해 회사명을 아사히코로 바꿔 본격적인 현지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사히코는 5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두부와 유부 제품을 일본 전국 대형유통점과 슈퍼마켓에 공급 중이다. 올해 추가 투자를 통해 신제품 개발과 신규 유통망 개발에 집중한 뒤 하반기엔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올해부터 심양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두부 생산을 시작으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가고 있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