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발빠르게 지카바이러스 진단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카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염자에 조기진단이 필수이다. 초기에 진단해 격리할 수 있고, 빨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니아, 엑세스바이오, 솔젠트, 녹십자엠에스 등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이 잇따라 지카바이러스 진단기트를 내놓고, 수출 계약 또는 허가획득에 성공했다.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진단키트는 해외에서 먼저 빛을 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질병관리본부는 전파 가능성이 낮다며 ‘관심’단계로 유지했지만, 지난 8일 열린 WHO 제2차 긴급위원회는 지카바이러스 관련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비상사태’인 만큼, 통상 수개월이 걸리던 허가절차가 1~2개월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한 상황 시 진단제품이 각 국가에 배포될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위한 평가 및 등재(EUAL)’ 체외진단제품 승인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도 WHO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추기 위해 임상절차 등을 준비중이다. 업계에서는 전세계에서 수십 여 개사가 지원하고, 이르면 연말께 10여개 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카바이러스 분자진단키트 유럽수출 승인을 받았다. 이달 3일에는 국내 업체인 젠바디에 지카바이러스 분자진단시스템 제조업자 개발생산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젠바디가 브라질 국영제약회사인 바히아파마(BAHIAFARMA)에 지카, 뎅기, 치쿤구니아 진단 키트를 제조업자 설계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젠바디의 면역진단방식 키트와 바이오니아의 분자진단방식 키트를 동시에 공급할 예정”고 설명했다. 젠바디 관계자는 “브라질 국영제약회사가 이르면 다음주쯤 현지 당국에서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브라질 보건당국의 허가와 등록절차가 완료된 후 5년간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엑세스바이오도 지카바이러스 면역진단키트의 임상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이 조성한 글로벌헬스투자펀드(GHIF)로부터 800만달러를 유치해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업체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콜롬비아에 있는 임상 시험 전문 기관 PECET을 통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라며 “GHIF의 투자기금으로 진단키트의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시설을 확충해 더 많은 제3세계 국가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솔젠트는 지난달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을 마치고 유럽인증(CE)을 획득했다. CE인증은 안전, 건강, 환경 및 소비자보호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이사회 지침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한다는 의미의 통합규격인증마크다. EU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제품에 CE 마크가 표기돼야 한다. 솔젠트 관계자는 “CE인증을 받아 지카 진단키트 수출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브라질 등과 임상시험을 타진중”이라고 말했다.
녹십자엠에스도 지카바이러스 분자진단키트인 ‘제네디아’로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았다. 녹십자엠에스는 “세계보건기구 승인 권고를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브라질 등 지카바이러스 주의 발령 국가를 선정해 임상시험 시행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진단키트 자체는 기술 평준화가 많이 이루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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