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은 흔히 예고없이 진행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한다. 만약 유전적인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암인 경우에는 조기 검진을 진행한다면 미리 암을 발견할 수 있다.
유전성 대장암의 경우, 환자의 나이가 젊거나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발병 위험이 높다.
대장암에 잘 걸리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가족이 유전적 요인이나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다른 하나는 나쁜 생활 습관을 가진 경우다. 후자의 경우에는 본인이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예방할 수 있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이를 정확히 검사하여 질환의 진행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대장암 중 약 10%는 유전성 요인이 관여하고 다양한 증후군이 그 원인이 된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은 ‘린치증후군(Lynch Syndrome)으로 전체 대장암의 2~5%를 차지한다.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직장암을 유발하는 린치증후군에는 MLH1, MSH2, MSH6, PMS2, EPCAM 등의 유전자들이 관여한다. 린치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장암은 주로 젊은 연령대에 우측 대장에서 발생하고, 동시에 대장암이 여러 군데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유전병이 없더라도 대장암 환자의 일차 직계가족(부모, 형제, 자녀)에서 대장암이 발병할 위험도는 일반인보다 1.6~8.0배 높다.
또 환자의 나이가 젊거나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많을수록 자신의 혈연관계가 가까울수록 위험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암 감수성’검사를 통해 대장암 발생 위험률을 점검해야 한다. 해당 검사는 대장암 뿐만 아니라 자궁내막암, 위암, 난소암 등 각종 질환의 유전성암에 대한 발병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다. 이러한 암종은 혈액에서 추출한 DNA에서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통해 유전적 결함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종양 위험군 발견, 예방적 조치, 종양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건 수는 ‘유전성유방암·난소암 BRCA1‘의 경우 2,258건, ‘유전성유방암·난소암 BRCA2’의 경우 2,232건이었다. 2010년 각각 651건, 597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의 건수가 4년사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녹십자지놈 조은해 전문의는 “우리나라의 유방암 증가율은 90.7%로 세계 1위의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난소암이 매년 2,000명 넘게 발생하고 있지만 자각증상이나 효과적인 선별 검사가 없어 환자의 절반가량이 3~4기가 돼서야 발견돼 진단이 곧 사망선고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사망률이 아주 높은 암이다”라고 말했다. 조은해 전문의는 이어 “이렇게 위험한 유방암과 난소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전체 유방암 중 약 5~10%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고, 이 같은 유방암 중 70~85%가 유전성 유방암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인 BRCA1과 BRCA2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족력이 있는 여성에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3,060명의 유방암·난소암 환자와 그 가족을 조사한 결과, 70세까지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은 BRCA1 변이가 있는 경우 72.1%, BRCA2의 경우는 66.3%였고, 70세까지 난소암이 발생할 확률은 BRCA1과 BRCA2에서 각각 24.6%와 11.1%였다. BRCA 유전자의 변이 여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확실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가족력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부모 중 한 명에게 BRCA1 혹은 BRCA2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면 자녀에게 유전될 가능성은 남녀에 상관없이 50%다. 다만, 남성의 경우 유방암 발생 확률이 1~10%로 여성에 비해 낮다.
녹십자지놈 조은해 전문의는 “최근 여성의 출산연령 증가와 생명연장으로 건강을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유방암과 난소암은 여성의 출산과 삶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믿을 만한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BRCA유전자의 돌연변이 보유자에게는 암 발생 감시 및 예방적 약물 치료 혹은 절제술 등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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