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도 ‘마이너스’ 수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만해도 한 자릿수대로 감소폭이 줄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이달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1·2월과 마찬가지로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월 이후 역대 최장기간인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237억7200만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다. 지난 10일까지는 감소율이 7.1%를 기록해 수출 감소세가 진정되는 국면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다시 비관적으로 전망이 바뀌는 양상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3월 수출 감소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예단하기 어렵다.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S7 신제품 출시로 관련 부품 수출이 늘어나고 유가가 1, 2월에 비해 조금 상승해 석유 관련 제품이 수출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 기업들은 작년보다 올해가 좀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고, 여전히 글로벌 경제는 침체 중이라는 게 문제”라며 “수출 낙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관섭 산업부 1차관이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는 이달 수출 상황이 괜찮다”며 “3월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들어갈 희망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통 주력산업의 부진이 이번달 수출 급감의 주요 원인이었다.
반도체, 석유, 자동차, 가전제품, 선박 등이 1~20일 동안 두 자리수 감소세를 보였다. 철강제품과 컴퓨터 역시 한 자리수 감소세를 보였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우리 수출의 1/4을 담당하는 중국이 중간재 수입을 줄이면서 주력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나마 주력상품 중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휴대폰이었다. 이는 지난달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과 LG전자가 각각 갤럭시 S7과 G5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세계시장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이외에도 중국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재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제품의 주요 수요처가 너도나도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우리 수출이 급감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돈 풀기에 나선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은데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세계경제를 지탱하리라 여겨졌던 미국마저 이달 들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추며 금리를 동결했다. 중국도 이달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6.5%로 잡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2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해외 유수 투자은행(IB)과 경제분석기관이 내놓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에 비해 0.2%포인트 줄어들은 평균 2.9%를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출 사정이 다소나마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유가가 이달 들어 배럴당 40달
[서동철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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