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도쿄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달 말 롯데면세점이 도쿄 쇼핑가 긴자에 대형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인 가운데 호텔신라까지 뛰어들면서 국내 1, 2위 면세사업자 간 ‘도쿄대첩’이 벌어지게 됐다.
호텔신라는 16일 도쿄 ANA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카시마야백화점, 전일본항공(ANA)상사와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이들 3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내년 봄께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가인 신주쿠 다카시마야백화점에 시내면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합작사 지분구조는 다카시마야 백화점 60%, 전일본공수상사 20% 호텔신라 20%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곳곳에 대형 백화점을 갖고 있는 다카시마야가 상품조달과 고객 모집 등을 맡고, ANA상사는 공항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노하우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약 30년에 걸친 호텔신라의 시내면세점 운용 노하우와 마케팅 전략이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 3사가 첫 면세점 개점 장소로 신주쿠를 선택한 것은 외국인 유동인구가 도쿄 내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신주쿠는 지방으로 가는 버스노선 거점인 데다 조만간 대형 버스터미널이 완공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가 도쿄 시내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일본 면세점 시장이 계속 확장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가 발표한 2015 방일 외국인 수는 1974만명으로 전년 대비 47% 급증했다. 또 이들이 쓴 여행소비 총액은 3조4771억엔으로 2014년 2조278억엔을 크게 웃돌았다. 관광객은 넘쳐나는데 시내면세점시장은 초기단계라 국내 면세점 업계 입장에서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국내 2위 면세사업자인 호텔신라가 일본기업들과 손잡고 도쿄 시내 면세점 사업에 전격 진출함에 따라, 국내 면세점 업계 맏형인 롯데면세점과 도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31일 도쿄 긴자점을 오픈한다. 현재 긴자역 인근 도큐부동산이 소유한 건물 8~9층 2개 층에 총 면적 4396㎡ 규모로 마지막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긴자점은 롯데면세점의 첫번째 일본 시내 면세점으로 일본 업체들과 합작한 호텔신라와 달리 롯데면세점이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오는 2017년까지 신주쿠에 도쿄 2호 시내면세점을 연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신주쿠 진출을 확정지은 호텔신라와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대로 호텔신라측이 롯데면세점이 먼저 진출한 긴자 지역까지 영토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파트너사인 다카시마야가 신주쿠점이 성공할 경우 각지로 면세점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다카시마야가 긴자에 진출한다면 다카시마야의 니혼바시점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다. 니혼바시점은 롯데면세점 긴자점과 걸어서 15분 거리다.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두업체인 롯데와 신라의 일본 시내면세점 진출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한 한일 양국간 면세점 대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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