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마지막 대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열린 네번의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초반 3연패하다가 1승을 거둬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이제 이 9단이 그동안의 대국을 바탕으로 마지막 대국에서도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챙길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3국을 마친 뒤 알파고의 기력에 대해 “인간보다 우월한 면모도 있지만 분명히 약점은 있는 것 같다”며 해법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9단은 4국에서 이른바 ‘신의 한수’로 알파고를 잠시 패닉 상태로 몰고 갔고 결국 귀중한 1승을 챙겼다. 16만개의 기보와 수백만번의 자가 학습으로 완벽할 것만 같았던 알파고의 기력을 흔들어놓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9단이 직접 밝힌 알파고의 약점은 두가지다. 먼저 백돌로 둘 때보다 흑돌로 둘 때 어려워한다는 것이며 예상치 못한 수가 등장했을 때 대처 능력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 9단은 4국을 마치고 열린 브리핑에서 “알파고가 백보다는 흑을 좀 힘들어한다”며 “생각하지 못한 수가 나왔을 때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같은 해석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김찬우 프로 6단은 “이는 인공지능의 구조적 문제”라며 “유리하면 좋은 수가 나오지만 불리하면 계속 이상한 수가 나온다”고 밝혔다. 즉 앞서 갈 경우에는 좀처럼 실수가 나오지 않지만 일단 지고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 자멸로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흑을 쥐었을 때 더 어려워한다는 것도 인공지능 특성상 맞춰가기보다 새로운 수를 둬야 하는 부분에서 더 나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대국 내내 알파고의 대응이 완벽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여기에 4국을 두면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기풍을 어느정도 파악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4국서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생각을 알아가고 익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며 ”5국에서 좀더 재미있는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의 자신감도 4국에서의 승리로 한층 높아진 상태다. 이 9단은 “백을 쥐고 이겼으니 이번엔 흑을 쥐고 이기고 싶다”며 딥마인드에 5국에서 돌가리기를 하지 말고 자신이
이 9단과 알파고의 마지막 대결인 5국은 오는 15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즈호텔에서 시행된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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