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4년…美시장 점유율 3.2% 15년만에 최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한국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0%로 2000년(3.31%) 이후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미 수출이 선전한 데는 2013년 3월 15일 발효한 한·미 FTA 약발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8년 2.29%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를 체결한 2013년에는 2.75%로 2012년(2.59%)에 비해 가시적으로 성장했다. 2014년에는 2.97%로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악화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FTA 수혜 품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 점유율은 2000년 12.05%나 됐지만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5.85%로 한국과의 격차가 역대 최저치인 2.6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FTA 수혜품목(FTA에 따른 관세 철폐 또는 인하 품목) 수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해 주요 경쟁국인 일본(-7.8%)과 중국(4.2%) 대미 수출 증가율을 훌쩍 앞섰다. 지난해 미국 전체의 FTA 수혜품목 수입이 11.9% 줄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 성과다.
FTA 수혜 품목 중에서는 전기전자(12.5%), 기계(12.4%), 고무(11.3%), 농수산식품(12.9%) 분야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FTA 수출 활용률은 지난해 71.1%로 나타났다. FTA 수혜가 가능한 전체 품목의 수출 총액 235억5000만달러 가운데 167억5000만달러가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부품(84.9%)과 고무 타이어(99.5%)의 FTA 활용률이 특히 높았다. 두 품목은 한·미 FTA 체결을 통해 각각 2.5%와 4%의 관세율 철폐 효과를 얻었다. 올해 1월부터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무관세(4%->0%)가 적용되면서 관세 철폐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1월 미국 수입 통계에 따르면 소형차의 경우 한국 지난해 점유율은 33.7%로 전년 대비 5%포인트 높아졌다. 중형 승용차 대미 수출은 12억6000만달러로 32.8%나 증가했다.
박지은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제 미국 수출액 95.7%에 대해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하다”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