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중국에서 숨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180억 원이 넘는 빚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벌총수 일가가 거액의 빚만 남기고 작고한 건 이례적인 일인데, 이 회장의 가족들은 빚을 갚는 걸 거부했습니다.
그 사연을 이혁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2012년 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가의 소송전,
2008년 특검 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차명주식 4조 5천억 원이 드러나자,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은 이 가운데 일부인 9,400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2012년 4월)
- "이건희 회장이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습니다."
2심까지 패한 뒤 상고를 포기했는데, 인지대와 변호사 선임비로 200억 원 넘게 들면서 그 결과는 빚더미로 남았습니다.
지난해 8월 작고한 이 명예회장의 자산은 6억 원에 불과했고, 빚은 무려 180억 원이었습니다.
부인 손복남 고문과 장남 이재현 회장을 포함한 삼 남매는 물려받은 자산만큼만 채무를 갚는 '한정승인'을 택했습니다.
▶ 인터뷰 : 경태현 / 상속 전문 변호사
- "상속포기를 전부 다 하면 후순위 상속인에게 가서 친척들 간에 분란이 생깁니다. 한정승인은 자신의 고유재산으로는 변제할 의무가 없게 됩니다."
CJ그룹 고위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삼성과의 소송전을 강하게 만류했지만, 아버지인 고 이맹희 명예회장이 강행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