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 5대 0으로 이기기 어려울지도”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을 앞두고 기존의 자신감에서 한발 물러섰다. 다섯번으로 예정된 대국에서 5대 0으로 전승을 거두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8일 서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처음에는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에서 다시 보니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며 “알고리즘을 보니 인간의 직관을 어느정도 모방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 긴장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가 인간보다 지나치게 많은 수를 계산한다면 오히려 실력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 알파고는 계산 범위의 수를 대폭 줄여서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국의 결과가) 5대 0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도 “알파고는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둑과 같은 흥미로운 문제를 풀 수 있다”며 “판후이 2단과의 대국 이후 알고리즘 등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해 흥미로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깜짝 방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대국의 결과와 상관없이 인류가 최종 승자”라며 “인공지능 기술은 인류에게 도움을 줘 결국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이날 개회 간담회를 마치고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다섯번으로 예정된 대국을 소화한다. 이번 대국은 인간 최고수와 인공지능이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지난 1997년 IBM 딥블루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의 대결과 비견되는 대형 이벤트로 간주되고 있다. 승자는 상금 100만달러를 받는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