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공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지난 해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본사 사옥 매각, 인력 감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4일 이사회에서 2015년도 결산을 확정하면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공시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해 이어진 저유가 흐름 속에 39억 7700만달러(4조50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광물자원공사 역시 주요 개발광물인 동과 니켈 가격이 급락하면서 장기가격 전망하락으로 총 2조 636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원가격 하락과 해외자원 개발 실패 등 영향으로 두 에너지공기업은 지난 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석유공사는 우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규모를 대폭 축소해 현행 6본부 43부서 체제를 4본부 33부서로 감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0년까지 단계적 인력감축을 통해 공사 및 해외자회사 인력도 30%를 줄일 예정이다. 아울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0억원 상당의 울산 본사 사옥 매각도 추진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도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산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익성과 전략가치를 반영한 자산 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자산구조조정을 추진해 2018년까지 4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광물공사도 전체 인력의 20%인 118명을 감원하고 현재 11개인 해외사무소를 3개로 줄이는 등 조직규모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복지 축소 및 긴축경영을 통해 223억원을 절감하는 등 고강도의 예산절감에도 나선다.
각종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무리한 추진과 실패는 에너지공기업 부실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강상진 한국광물자원공사 회계팀장은 이날 “현금이 당장 유출되는 손실이 아니라 장기 광물가격 전망치 하락에 따른 회계상 평가 손실”이라며 “광물가격이 다시 상승하거나 프로젝트 가치가 높아지면 손실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자원가격 하락으로 인한 자산손상과 영업손실 규모가 큰 만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광물자원공사측은 “투자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해외 비핵심사업을 조기 매각하거나 철수하고 핵심사업은 사업 정상화 후 지분 일부 매각 등을 통해 부채감축과 재무건전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광물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매각 용역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이날 발표된 공기업 결산과 구조조정 계획 등을 반영해 이르면 3월 중 해외자원개발 매각 등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기업들이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 방안과 정부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이들이 자체적으로 제시한 구조조정안만으로는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에 대한 평가모델을 개발해 자체적으로 (매각의)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자원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너무 손해를 보고 팔수는 없기 때문에 매각 시점엔 항상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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