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인당 GDP는 일본의 84% `알고보니 환율 덕분`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84%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엔화값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달러 표시인 1인당 GDP에서 격차가 어부지리격으로 줄어든 것이다.
1일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만7226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2월 매일경제신문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3만2432달러로 분석됐다. 이에 두 나라간 격차는 5200여달러로 좁혀졌다.
일본이 100이라면 우리나라가 84 수준인 것이다. 양국간 격차가 10%대로 줄어든 것은 1981년 국제통화기금(IMF)이 각국 1인당 GDP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1981년만 해도 우리나라 1인당 GDP는 1870달러로 일본(1만217달러)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간극이 좁혀진 가장 큰 원인은 아베노믹스다. 작년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연평균 달러당 원화값(1132원)이 다소 떨어지고 인구(5061만7000명)는 소폭 늘면서 2014년 2만7963달러 보다 2.6% 줄었다. 2009년 이후 6년만에 감소세였다. 그러나 일본은 2013년 3만8633달러에서 2014년 3만6222달러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10% 이상 하락해 3만2432달러에 그쳤다. 2012년 아베 정권이 엔화 절하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면서 엔화값이 급락한 것이 주된 이유다. 연평균 달러당 엔화값은 2012년 79.79엔에서 2013년 97.60엔, 2014년 105.84엔, 2015년 121.02엔으로 폭락했다.
앞서 IMF는 우리나라 1인당 GDP에 대해 2017년 3만달러를 넘고 2020년 3만6750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 일본에 대해선 2017년 3만4268달러, 2020년 3만8174달러로 관측했다. 2020년께 양국의 1인당 GDP가 엇비슷해진다는 분석인 것이다.
이에 대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 속도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1인당 GDP에선 각국 환율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장기 추세는 예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