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단일 점포 기준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이 탄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노렸던 후보군들이 메르스 사태와 소비침체 등으로 목표달성에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당분간 1조클럽에 가입할 점포가 쉽사리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ㅇ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출 1조클럽’에 가입돼있는 점포는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3곳이다. 지난 2011년 롯데 잠실점이 1조클럽에 이름을 올린 이후 지난 4년간 단 한곳의 추가 멤버도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 무역센터점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이 1조클럽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시장이 계속 커지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아 백화점이 사실상 1~2%대 저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에도 새로운 1조클럽 멤버가 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대표주자인 무역센터점은 지난 2014년 매출이 9000억원을 넘긴 이후 차세대 1조클럽 후보로 손꼽혔지만 지난해 매출이 9200억원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이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2016년에는 무역센터점이 1조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오픈한 판교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도 남부상권 대표주자로 부상한 판교점은 2020년에 매출 1조를 돌파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부산에서 지역상권 맹주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신세계 센텀시티점도 지난해 매출 1조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두 점포 모두 지난해 매출이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인 9000억원 초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조클럽에 가입한 롯데 본점과 신세계 강남점의 국내 1위 백화점 전쟁도 올해 백화점 업계의 화두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1999년 최초로 ‘1조클럽’ 회원이 됐다. 지난해 매출이 1조 8000억원에 달할 만큼 국내에서 가장 매출이 많은 1위 점포다.
이런 롯데 본점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신세계 강남점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가장 짧은 기간 내에 ‘1조클럽’에 이름을 올린 신세계그룹의 대표 백화점이다. 매출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1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을 통해 국내 1위 점포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2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중인 신관 5개층 5300평(1만7521㎡)의 증축공사가 완성되면 총 영업면적 2만6600평(8만7934㎡)에 1000개 이상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국내 최대규모 백화점이 된다”며 “2019년에 매출 2조를 달성해 국내 1위 백화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신세계 강남점의 영업면적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실외 주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매장을 넓힌다고 매출이 비례해서 느는 것은 아닌데다 롯데의 업계 장악력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롯데 본점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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