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국내 시중은행장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절기상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내려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는 ‘우수’지만 봄이 와도 아직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에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들어 중국 금융시장 불안, 국제유가 추가 하락,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대단히 커졌다”며 “대외리스크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도 은행들의 경영여건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올해에도 기업 업황이 크게 호전되기 어렵고 낮은 금리가 유지된다면 은행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유럽계 은행들도 최근 마이너스 금리 시행과 에너지 관련 부실 채권 등으로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도 국내 은행은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이 양호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가계나 기업에 대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높으니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면서 “리스크 관리가 은행경영에서 가장 큰 화두”라고 당부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1시간 30여분 정도 이어진 회의에서 은행장들은 “금년에도 바젤Ⅲ에 의한 자기자본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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