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희 지비앤소울 대표 |
공대생 출신 뷰티 최고경영자(CEO)의 해외 진출 전략은 남달랐다. 박 대표는 해외 진출에 앞서 판매처를 뚫는 대신 세계적인 소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제품 론칭 계획을 알리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목표금액은 5000파운드(약 900만원).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목표액을 달성했다. 투자자의 80%는 영국인, 20%는 미국인이었다.
5일 서울 강남구 지비앤소울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정말 좋은 제품이라면 구매도 중요하지만 결국 투자를 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했다”며 “기존에 갖고 있는 20여종의 제품 외 새로운 제품 론칭을 위해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유럽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로 지비앤소울은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 총 4종의 신제품을 내놨다. 발매에 앞서 해외 투자자에게 신제품을 발송한다. 제품이 든 박스에는 다음 제품에 대한 계획서를 동봉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아닌 투자자를 구하는 방식으로 ‘뷰티 종주국’인 유럽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데 성공한 셈이다.
박 대표는 “화장품은 사실 거품이 많은 사업”이라면서 “사업 구조 특성 상 마케팅 비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그게 결국 소비자 이득으로 가지 않는다면 무조건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비앤소울의 연 매출은 약 10억원. 광고 한 번 내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지비앤소울은 전용몰을 비롯해 국내 지비스타일 매장에서 숍인숍 개념으로 화장품을 판매한다. 박 대표는 스타마케팅을 위해 모델을 기용하거나 전용 숍을 여는 대신 매장 매니저에게 지비앤소울 제품을 추천하고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설을 앞두고는 직접 인사 영상을 촬영해 매장 매니저를 포함해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정도로 이 젊은 CEO는 적극적이다.
그는 “지비스타일 직원들이 직접 화장품을 써보고 주변에 추천을 해준다”며 “아직 공장도 갖고 있지 않고 직원도 10명이 채 되기 때문에 결국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신뢰만이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우리의 최대 마케팅 방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비앤소울의 이번 신제품은 '빛나는 젊음의 열매'로 불리는 페루의 사카잉키를 미세한 초음파를 이용해 영양분을 최대로 추출하는 올레오좀 공법을 사용한다. 이번에도 ‘공대생 출신 뷰티 CEO’의 역량이 고스란히 담겼다.
박 대표는 “아무래도 배경지식이 있다보니 신제품 개발부터 참여할 수 있었다”며 “어떻게 불순물은 줄이면서 좋은 원료를 과학적으로 처리할지 연구원들과 머리를 맞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공장의 환풍 시스템부터 기계 관리, 청소까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오일 추출 기계를 만드는 데는 직접 팔을 걷어부치기도 했다. 공장 생산이 지연되더라도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
박 대표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 모두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남는 마진은 투자로 돌리고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협력사는 물론 직원과 소비자, 사회와 협력해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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