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형제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법원에서 3일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개시 첫 심리가 열린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이 판가름나면 롯데 경영권 다툼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일 서울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개시 청구 사건의 첫 심리를 개최한다.
성년후견인제는 질병, 노령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신해 법원이 후견인을 정해 대리권을 행사하게 한 제도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오빠인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을 했다. 롯데그룹 내부적으로도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 상태가 ‘일관적 판단’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증언이 이미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법원이 신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인을 지정하게 되면 그 동안 제기돼 왔던 건강이상설을 법원이 인정하는 것으로, ‘아버지’의 뜻을 내걸고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부회장으로서는 중요한 명분을 잃게 된다.
반대로 성년후견인이 지정되지 않으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신 회장은 부친의 성년후견인 개시에 대해 찬성하는 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은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가량이 걸리는 가운데 사안의 중요성 등을 감안한 법원이 상반기 안에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법원에서 성년후견 심판 청구 신청은 총 2180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처리된 1708건 가운데 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인용)는 1123건, 기각은 61건이다.
이날 열리는 첫 심리에 신 총괄회장과 신정숙 씨 등은 직접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신정숙 씨의 법률대리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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