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연초부터 ‘수출 쇼크’라는 거대 암초에 부딪치면서 근본적인 구조개혁 처방만으론 부족하고 중국, 이란 내수 시장 개척 등 신시장서 적극적인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1일 “지난해 수출이 7.9% 감소했는데 올해는 일본, 중국 등의 환율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올해 수출 감소율이 두자리 숫자대 마이너스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추경 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의 재정.통화 정책은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책처방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같은 재정.통화 수단도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저성장 국면에선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 교수는 “3년동안 금리를 다섯차례나 내렸는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면서 “여기서 금리를 더 내리면 도리어 내수만 죽이고 금리 역전을 통한 자본 유출의 위험까지 있다”고 잘라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원화 약세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금리조정으로 수출부진을 타개하기에는 원화의 세계적 위상이 경쟁 통화에 비해 낮은데다가 가계부채가 더 심각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수출 하락세가 지난해 1월 이후 벌써 1년간 지속됐는데 그동안 정부의 상황인식이 안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는 “일반적으로 정책은 2년 정도는 지나야 제대로 효과를 내는데 그동안 (수출악화)시그널에도 ‘세계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선방한 것’이라는 식의 포장만 했다”면서 “지금부터 대책을 차곡차곡 준비한다 해도 2년간은 수출이 암흑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업을 통한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록 신흥국 경기전망은 어둡지만 기본적으로 과거보다 확대된 중산층의 소비재 수요가 ‘한류’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파고들 시장이라는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1일 “구조개혁은 정부에 상관없이 한국경제가 추진할 과제”라면서도 “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는 등 당장 대외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진단했다.
홍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중FTA를 이용해 서비스업 위주로 중국의 내수시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이란에 대한 진출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하는데 바이오뿐 아니라 이 지역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신부문장은 국회에 계류중인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 등 경제활성화법의 신속한 처리와 입법을 강조했다. 그는 “당장 하나의 대책이 큰 효과를 내긴 어렵다”면서도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중기적 대책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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