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18.5%나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 경제가 위축됐던 지난 2009년 8월 -20.9% 이후 6년 5개월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줄고, 물가가 떨어지는 한편 제조업 가동율이 하락해 고용마저 감소하는 ‘트리플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달 수출 367억달러(-18.5%), 수입 314억달러(-20.1%)로 무역수지 5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4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1월 58억달러보다 흑자폭이 줄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 감소율이 전년 대비 -7.9%였고 가장 감소폭이 컸던 10월에 -16.0%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1월에 ‘쇼크’ 수준의 수치가 나온 셈이다. 올해 ‘전년대비 수출 2.1% 성장’과 ‘교역 1조 달러 재탈환’이란 목표를 세운 정부 경제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다만 산업부는 수출 감소 이유에 대해 조업일수와 선박수출 감소 등 일시적 요인과 유가 급락, 글로벌 경기 부진, 주력 품목 단가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1월 대비 조업 일수가 하루 적은 탓에 19억달러가 줄었고, 선박 수출 부문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 44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감소했다. PC용 D램(4Gb)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LCD 32인치 가격도 40% 넘게 폭락했다. 지난달 물량 기준 수출 감소폭이 5.3%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단가 하락의 여파가 수출액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수출 감소는 제조업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메르스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66)보다도 낮았고, 2009년 3월(56)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고용률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나마 내수에서도 좋지 못한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1월 완성차 5사 국내 판매실적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사라져 작년 12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세종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과 고용이 안 좋다”며 “1분기 재정조기 집행 규모 확대 등 단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조시영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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